사람에게는 누구나 나름대로의 달란트가 있다.
하늘에서 내려 준 세상을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몇가지의 선물.
간혹 그 중의 특별한 한가지를 위하여 다른 한가지를 빼앗겨 버리는 불상사가 생기기도 하지만 결코 쓰러지지 않고 자신의 달란트를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이들...
우리는 그들을 영웅, 천재 등의 칭호로 칭송한다.
영 화 레이(원제 : Ray)는 이시대 천재 R&B 가수 레이찰스의 일대기, 그 중에서도 그의 청년기의 어두운 면을 주로 다룬 영화이다. 그의 별명 자체가 바로 천재 (Genius)였으니 그의 음악적 재능이 어느정도 였는가는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지만 그가 어떻게 정상에 서게 되었는가를 아는 이는 많지 않다. 그의 천재성에 시기한 신이 그의 시력을 빼앗아 갔고 그는 평생 천재라는 별명 뒤에 맹인 가수라는 칭호(?)까지 붙은 그가 험악한 음악시장에서 그리고 인종차별이 심하기로 소문난 50~60년대의 미국에서 어떻게 일어섰는가를 말이다.
2004년 타계한 레이찰스의 추모 성격까지 가미되어버린 영화 레이는 레이찰스를 연기한 제이미 폭스의 명연이 돋보인다. 단순히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의 역이 아닌 평생을 장님으로 살아 안보는 것에 너무나도 익숙해져 버린 맹인의 역활은 어제 사고로 실명한 이를 연기하는 것보다 100배는 힘들 것이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드라마 \'슬픈연가\'의 김희선은 어색하기 짝이 없었다. 맹인들이 TV를 못봐서 다행이라고 생각하라 김희선이여.) 거기다 제이미는 레이찰스의 독특한 어투와 제스쳐까지 그대로 소화했다. 흡사 젊은시절의 레이찰스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도 준다. 레이찰스를 항상 자신의 우상으로 여기던 그 였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제이미 폭스는 이 영화의 모든 노래 장면을 립싱크로 처리했다. 지난 그래미 시상식에서 보여준 알리시아 키스와의 듀엣 공연을 보면 정말 노래잘한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그이기에 영화 내에서는 왜 노래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립싱크를 했기에 좀 더 레이찰스 다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지 않았을까? 레이와 비슷한 성격의 영화이며 비슷한 시기의 영화인 케빈스페이스의 영화 맥더나이프(Mack The Knife)에선 모든 노래를 케빈스페이스 본인이 직접 불렀다고 한다. 하지만 노래하는 그의 모습이 바비달린의 모습과 오버랩이 되지 않아 조금은 당황했었던 경험이 있다. 그러므로 영화 레이의 감독인 레이 헥포드의 선택은 옳았다고 생각된다.
28일 시행되는 77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가장 관심이 가는 부분은 남우주연상 부분이다. 파인딩 네버랜드의 조니뎁, 골든글러브에서 이미 상 맛을 본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제이미폭스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서 두에서 말했듯이 영화는 레이의 어두운 과거사를 많이 부각한다. 그 어두운 면을 통해 그의 고뇌가 어떻게 그의 음악에 접목이 되었는가를 부드럽게 보여주고 있다. 6살에 레이 찰스는 동생의 죽음을 목격한다. 사람이 볼 수 있는 가장 참혹한 면을 본 후 시력을 잃은 그는 매 순간 동생의 죽음이 환상으로 떠올라 괴로워한다. 거기에 흑인이라는 편견, 장애인이라는 편견속에 묻어 지낸 생활, 음악적으로 성공한 후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을 속이는 사람들, 그리고 외로움... 그것을 극복하기 위해 손을 댄 마약...., 그로 인한 경찰서행, 새로운 분야의 대중음악을 악의 음악이라 항상 부르짓는 수많은 XXX들....
이렇듯 수많은 역경 속에서 그가 꽃피운 음악적 역사는 실로 대단했다. 영화의 마지막을 감독은 마약과 싸워 이긴 그의 모습과 조지아주에서 당시 그의 공연을 금지시킨
법령을 해제하고 \'Georgia on my mind\'를 주의 공식곡으로 지정하는, 다시말해 그의
성공을 보여줌으로 자신의 고난을 극복하며 한계를 뛰어넘은 모습에 박수를 치도록 만든다.
영 화가 상영되는 시간내내 관객은 \'미스터 1달러\' (그는 공연비를 자신이 셀 수 있도록 1달러짜리 지폐로만 달라고 했다고 한다. 그래서 그의 별명이 \'미스터 1달러\'가 되었다. 별명이 참 많았던 가수였다.)의 흥겨운 공연에 발을 동동 구르게 된다. 그의 아름다운 곡들과 함께 하며 한 가난하고 앞이 보이지 않는 흑인 소년이 음악의 거장이 되어가며 겪는 아픔들을 함께 하며 느낄 수 있다. 2004년 최고의 영화 중 하나인 레이는 레이 찰스라는 흑인 가수를 모르는 관객이라도 그 아픔을 함께하고 그의 음악에서 눈물과 함께 춤을 추도록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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