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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위로 걷다/영화와 음악

지금, 만나러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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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금, 만나러 갑니다(いま, 會いにゆきます)-

다시 한번 당신과 사랑을 하고 싶었습니다.

봄 인지 겨울인지 모르게 추웠다, 더웠다하는 날씨가 몸과 마음을 짜증나게 한다. 날씨가 이렇다 보니 마음마저 따스함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고 있는 듯 하다. 이제 마음속에 찬바람을 몰아내고 따스한 봄바람이 안착할 수 있게 도와 줄 아름다운 영화가 곧 개봉한다.

\'세상의 중심에 사랑을 외치다\'에 이어 한국인들의 가슴을 울리기 위해 상륙한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세상의....\'와 마찬가지로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이다.

신예작가 ‘이치카와 타쿠지’가 쓴 동화 같은 이야기의 소설은 드라마 감독 출신의 ‘도이 노부히로’ 의 손을 거쳐 아름다운 멜로영화로 탄생 작년 10월 말부터 아직까지 일본의 극장에서 일본인들의 감성을 적시고 있다.

우 리는 시공을 초월한 사랑이라는 것은 언제나 뻔하고 유치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막상 글로 읽거나 영상으로 보게 되면 어김없이 마음이 한 구석이 따뜻해지고 행복한 느낌을 받게 된다. 거기에 짝사랑, 환생, 장마, 귀여운 아이까지 더 해진다면 어떨까? 물론 도심 외각의 한적한 시골 풍경과 푸른 숲이 더해진다면? \'지금 만나러...\'는 바로 그런 시공을 초월한 사랑이야기다. 한 남녀의 깨끗한 사랑과 그 사이에 태어난 귀여운 아이, 거기에 계속 내리는 비와 푸른 숲이 어울려 판타지 동화와 같은 아름다운 이야기를 전해주고 있다.

세상을 떠난 아내 ‘미오’가 남긴 동화책 속의 이야기. 장마철이 오면 그리움의 문을 열고 다시 돌아온다는 이야기를 굳게 믿는 남편‘타쿠미’과 아들‘유지’의 이야기로 영화는 시작된다. 그리고 정말 장마와 함께 돌아온 아내. 하지만 그 녀는 자신들과의 생활을 기억 하지 못한다. 그 녀의 기억을 더듬어 보면서 느끼게 되는 그리움과 사랑. 그리고 잠시 동안의 행복한 나날들......

영화는 이런 그리움과 사랑으로 가득하다. 9년의 세월을 넘어 서로에 대한 사랑의 끈을 남자의 기억과 여자의 일기(日記)가 서로 다른 입장에서 연결해 주고 있다. 이런 감성적인 이야기가 촉촉한 비와 함께 영화 전반에서 감성을 자극한다.

영화는 도쿄에서 가까우면서 울창한 자연에 둘러싸인 신슈(信州) 지역에서 촬영했다. 도시의 회색빛이 아닌 숲의 초록으로 일본 중산층의 한가함과 따스함을 꾸며 이야기를 더욱 아름답게 한다. 특히 영화의 포스터에서 강렬한 인상을 준 해바라기밭은 두 사람의 완성된 사랑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배경 역할을 하는데 그 느낌도 영화의 중반과 마지막에 다른 느낌을 갖도록 설정되어있다.

영화 ‘환생’에 출연했던 ‘다케우치 유코’는 이 영화에서도 죽은 후 일년 만에 환생하는 여인으로 출연한다. 장마철과 함께 돌아온 사랑, 그리고 장마와 함께 돌아가야 하는 사랑으로 등장하는 유코는 20살의 풋풋함을 아름답게 표현, 목숨과 바꿀만한 사랑을 부담 없이 연기한다.

이 영화는 마지막 부분에 스토리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요즘 많이 나오는 반전영화 같은 놀라운 반전은 아니지만 내용을 모르고 봤을 때 그 감동이 두 배로 전해온다. 영화를 보기로 맘을 먹었다면 마지막 부분의 이야기는 듣지 말고 극장을 들어서기 바란다. 영화의 마지막 ‘いま, 會いにゆきます’라는 문장을 접했을 때 ‘미오’의 헌신적인 사랑에 눈시울이 붉어질 것이다.

\'죽었던 아내가 장마와 함께 돌아오면서 다시 한번 그녀와 사랑을 할 수 있다면? 헤어진 내 남자와 다시 한번 사랑에 빠질 수 있다면?\' 이혼과 재혼을 아무렇지 않게 여기고 있는 시대에 이렇게 물어본다면 비웃음을 받을까?

사족이지만 이 영화 내내 등장하는 ‘유지’가 줄에 걸어놓는 인형은 ‘테르테르보우즈’라는 인형으로, 일본에서는 비가 오기를 바라며 걸어놓는 기우제 같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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