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정치라는 말이 있다. 위키백과를 보니 '공포정치(恐怖政治, 프랑스어: la Terreur, 영어: Reign of Terror, 1793년 9월 5일 - 1794년 7월 27일)는 대중에게 공포감을 조성하여 정권을 유지하는 정치형태로, 프랑스 혁명기 로베스피에르를 중심으로 하는 자코뱅 클럽을 주도한 산악파가 투옥, 고문, 처형 등 폭력적인 수단을 실시한 정치형태를 말한다. 이 말은 ‘테러리즘’의 어원이 되었다'라고 적혀있다.
그런데 현대의 공포정치는 이와 조금 다른 것 같다. 예전 공포 정치는 집권세력이 국민에게 겁을 줘 정권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했다면 요즘 공포 정치는 정권을 빼앗기 위한 장치로 활용하는 것 같다. '경제', '질병', '교육' 등이 예전의 '투옥', '고문', '처형' 등에 해당하는 것 같다.
코로나 19가 나라를 집어삼키면서 정치권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국민들의 공포에 춤을 추고 있는 사람들이 보인다. 국민들은 공포의 책임을 누군가에게 전가하려 하고 그게 한 종교 단체, 정부, 야당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예상했던 데로 점점 정부, 대통령에 대한 원망이 커져 가고 있고 야당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있다. 그 결과 이런 사태까지 벌어졌다.
2월 27일 오전 8시 현재 문재인 대통령 탄핵 청원 숫자가 90만 명이 넘었다. 자유한국당 해산 청원 180만 명의 딱 절반이며 곧 100만 명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신종 플루 사태와 비슷해 보이는 코로나 19 사태
사실 나도 이번 사태와 이 감염병이 무섭다. 그래서 더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언론에 나오는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코로나 19는 예전 글에 썼던 것처럼 코로나바이러스 계열로 '사스'나 '메르스'와 형제다. 그래서 여러 언론이나 전문가들이 사스, 메르스 때와 많이 비교한다. 그런데 나는 이번 사태가 사스, 메르스 보다는 신종플루 때와 비슷하는 게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물론, 신종플루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A형(H1N1) 관련 질병이기 때문에 코로나 19와는 성격이 다르다. 하지만 전염성만 따지고 보면 사스나 메르스보다 신종플루와 더 비슷해 보인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역시 공기 중 비말을 통해 사람에게서 사람으로 오염된다는 점도 같다. 신종플루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 대신 치사율은 0.04~0.07%로 낮은 편이다. 타미플루라는 약으로 쉽게 치료할 수 있는 병으로 알려졌다.
신종플루가 처음 우리나라에 돌았을 때 상황을 돌아 보자. 그때 우리나라는 감기보다 약한 별 것 아닌 질병이라고 치부해 버렸다. 언론과 정부의 합작으로 국민을 안심시켰다.
하지만 신종플루는 우리나라에 확진자만 공식적으로 약 76만 명을 생기게 했고 사망자만 263명을 만들어 냈다. 단순 수치로만 보면 0.03%의 치사율이다. 하지만 200명이 넘는 사망자를 생기게 했다는 건 충분히 두려움을 느낄만 하다. 배우 이광기 씨의 아들도 타미플루 투약시기를 놓쳐 이 질병으로 사망했다. 즉 치료약의 개발이 조금만 늦었어도 더 많은 사상자가 나올 수 있었다는 거다.
MB정부는 2009년 5월 신종플루 확진자 3명이 발생했지만, 별 것 아닌 것으로 여기고 방치했다. 7월이 되자 감염자가 2000명 가까이 늘었고 8월에 첫 사망자가 발생했다. 을지대학교병원의 경우 환자 치료를 거부하기는 사태까지 벌어지게 된다. 사태가 커지자 정부는 11월 전염병 단계가 '심각'으로 조정했다. 첫 발병 6개월 만이다.
우린 이미 다 겪어 봤던 일고 앞으로도 겪어야 할 일이다
여기까지는 그냥 그때 상황을 지금과 비교해 봤으면 하는 생각에서 되짚어본 내용이다.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는 지금부터다. 과연 신종플루가 당시, 아니면 지금 우리가 생각했던 것만큼 그다지 위험하지 않았던 질병이었을까?
우리나라에 처음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했던 5월, 멕시코에선 이미 150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패닉 상태였다. 이 감염병은 그해 4월 처음 발견됐으며 발생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였다. CDC는 2009 년 4 월 12 일부터 2010 년 4 월 10 일까지 미국에서 6080만명의 감염자가 생겼고 1만2469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고 추정했다.
그때 우리는 결코 미국, 멕시코 발 항공기의 입국 금지를 상상해 본 적도 없다. 당시 멕시코에서 신종플루로 인한 치사율은 3~5%였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첫 환자가 생긴 5월이 되기 전인 4월 25일 이미 WHO에서 공중 보건 비상사태를 선포한 상태였음에도 말이다.
결국 나는 당시 상황이 지금보다 좋을 것이 하나도 없었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거다.
치사율도 신종플루가 창궐한 처음에는 높았으나 타미플루 처방이 알려지면서 점차 낮아졌다. 국내 확진자가 약 76만 명이라고 했지만 이후에는 검진 없이 그냥 약을 처방했다고 한다. 당시 처방한 타미 플루만 500만 건이라는 보도도 있었다. 그래도 우리는 잘 넘기지 않았나? 지금처럼 나라가 올 스톱될 상태는 아니었던 것 같다.
코로나 19 사태가 총선을 앞두고 터졌다는 것, 그리고 발원지가 중국이라는 것이 국내에서 일을 더 키운 것 같다. 정치판, 언론에서는 써먹기 좋은 소재가 등장한 거다. 국민들이 패닉 상태에 빠질수록 야권과 언론들은 힘을 얻는다. 문재인 대통령 탄핵에 동조하는 숫자를 봐도 알 수 있다. 심지어 국가 출연연에 근무하는 연구원 중에서도 탄핵 청원 링크를 페북을 통해 공유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KAIST 학생의 의견을 전하는 페북 계정은 연일 실망스러운 글들로 도배되다시피 하고 있다. 이미 이성이 지배하는 시기가 넘어섰다고 보인다.
앞으로 이런 신종 바이러스의 공격은 점점 더 심해질 것이다. 그때마다 이런 혼란을 겪게 된다면 나라가 망하는 것도 순식간일 거다. '탈 한국'을 꿈꾸시는 분들은 아래 그래프를 한 번 보시라. 이런 그래프가 나타나는 이유는 잘 아실 것이라 생각한다. 그리고 자신들의 정권 창출이나 이익 회수를 위해 나라가 망하길 바라는 세력이 있다면 '을사오적'과 다를 것이 없다고 충고하고 싶다.
확진자가 늘어나는 걸 꺼리는 나라와 검진비가 비싸 엄두를 못 내는 나라에 비해 한국은 검사의 진행이 엄청나게 빠름을 보여준다.
너무 안일하게 사태를 대처하는 것도 문제겠지만 너무 움츠리고 있는 것도 전혀 도움 안 된다. 비판은 하되 비난은 자재하고 다양한 정보가 존재하는 만큼 한 방향으로만 정보를 접하지 말고 다양한 채널을 통해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웠으면 좋겠다.
WHO의 발표에 따르면 2~3주 정도면 코로나 19 치료제에 대한 예비 임상 결과가 나올 것 같다. 전 세계 과학자들과 제약사들이 치료제와 백신 개발에 온 힘을 쏟고 있으니 조만간 사망률은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감염률은 어쩔 수 없겠지만. 신종플루도 우리는 이제 유행성 독감 정도로 생각하지 않는가 말이다.
바이러스 대책은 몸의 면역력뿐만 아니라 정보에 대한 면역도 중요하다.
'블로그 > 일상 속 끄적끄적'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학자를 보고 싶으면 직접 찾아보자 (0) | 2020.04.04 |
---|---|
이제 코로나 19도 역지사지하자 (0) | 2020.04.04 |
언론인이라는 걸 쪽팔리게 하지 말자 (0) | 2020.04.04 |
기성용 때문에 FC 서울이 욕먹어야 할까? (0) | 2020.04.04 |
바이러스는 지구의 면역 체계 아닐까? (0) | 2020.03.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