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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끄적끄적

언론인이라는 걸 쪽팔리게 하지 말자

코로나 19 사태가 길어지면서 '마스크' 대란이 함께 펼쳐지고 있다. 일부 몰상식한 사람들과 중국의 사재기로 인해 시중에 마스크 공급이 어려워지자 좋은 정부 비난 소재가 된 것 같다.

아니나 다를까 마스크의 대부분이 중국으로 갔다며 정부를 때리는 기사가 바로 나왔다. 

 

[단독] 왜 국내서 마스크 구매하기 힘든가 했더니…중국으로 다 나갔네 - 매일경제

1월 중국 마스크 수출 100배, 2월에는 200배 정부 그간 대책 수출제한 없었어 뒤늦게 총리 "수출 제한하겠다"며 고시 발표

www.mk.co.kr

기사 말미의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박스째로 마스크를 사재기해 돌아가는 중국인과 마트에 줄을 길게 늘어서 있는 국민의 모습을 대조한 글이 올라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라는 글이 아프다. 

사태가 일어나기 전에 중국 바이어와 계약을 해 놓은 기업들이야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추후라도 신속하게 사안을 파악하고 대처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없다고는 하지 못할 것이다. 일부의 비판대로 한 박자씩 느린 대응은 분명 문제가 있다. 좀 더 빠른 대응을 부탁한다.


하지만 보수 언론은 정부보다 더 심각한 문제를 보인다. 어제 조선일보의 행태는 정말 같은 언론에 종사하고 있다고 하기 민망할 정도다. 

조선일보는 어제자 A14면에 아래와 같은 기사를 실었다.

 

마스크 사려고 난리인데… 정부는 마구 뿌리고 있었다

"손님 얼굴 정도면 유아용 쓰셔도 돼요. 지금 유아용밖에 없어요."24일 오전 서울 고려대안암병원 인근 약국 약사의 말에 대학원생 김모(30)씨..

news.chosun.com

국내에서 생산하는 마스크를 정부가 가장 많이 가져가고 있다는 거다. 정부를 통해 공급되는 이런 마스크의 상당수가 정말 마스크가 필요한 '수요자'가 아닌 곳에 낭비되고 있다고 꼬집고 있다. 주민센터나 지하철역에 '쓸데없이' 풀어놓고 있다는 거다. 배달원·택배기사에게 무상 지급하는 것도 문제로 삼고 있다. 물론 중국 수출이 많은 것도 여지없이 비판 대상이다. 

일부분 맞는 말일 수 있다. 이렇게 사용하면서 정작 필요한 병원이나 보건소에서 사용할 마스크가 부족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그런 사태가 온다면 정부가 가지고 있는 보유분을 의료기관에 먼저 풀어야 할 것이다. 이 정도로 보면 조선일보의 기사는 살짝 빈정은 상할지언정 정당한 비판이라고 보인다. 이 글이 실린 A14면의 이 광고를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본 내용은 인터넷에서 가져왔지만 위 기사와 같은 A14면에 실린 광고다. 조선일보는 구독료를 자동 이체하는 구독자에게 마스크 세트를 제공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조선일보가 구독료 자동이체 대상자 목표를 얼마를 삼았는지 모르겠다. 1만 명이라고 치면 3만 장의 마스크를 준비해 놨다는 셈이다. 3만 장이든 3천 장이든 사재기 아닌가? 자신들이 매점매석을 해 놓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건지 모르겠다. 다른 면도 아니고 마스크 관련 비판 기사를 실은 면에 저런 광고를 떡하니 붙여 놓은 배짱은 어디서 나온 건지 모르겠다.

아~ 제발 언론인이라는 타이틀을 쪽 팔리게는 하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