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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일상 속 끄적끄적

(음모론)트럼프와 김정은은 왜 갑자기 강경 자세로 돌아섰을까?

1997년 영화 '컨스피러시'에는 세간의 모든 일을 음모라고 주장하는 택시 기사가 등장한다. 심지어 그 내용을 글로 쓰고 열혈 독자까지 가지고 있다. 처음에는 허황된 가설로만 여겨졌던 그의 음모는 왠지 하나씩 들어맞기 시작한다.

97년이면 군을 막 제대한 이후다. 나이를 먹을 만큼 먹었을 땐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야 음모론이라는 것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달에 정말 인간이 간 걸까?' 같은 것부터 'KAL기 폭파는 정말 북이 저지른 일일까?'라는 의심까지. 나름 재미있어 보이는 음모론에 대한 이야기들을 찾아 읽어보고 혼자 추리하고 증거를 찾아보곤 했다.


영화를 본 지 10년도 더 된 지금 갑자기 음모론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고 나름의 이론을 만들어 보곤 한다. 그만큼 현재 우리나라 정세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기 때문인 것 같다.

 

김정은 “美, 전대미문의 봉쇄 책동”… 트럼프 압박에 강경 대치

2월 하노이 협상 결렬 이후에도 친분 관계를 과시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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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생각하고 있는 것이 바로 '트럼프와 김정은의 관계다'.

최근 트럼프가 김정은에게 '로켓맨'이라는 단어를 다시 사용하면서 "무력 사용을 할 수 있다"라는 엄포를 놓았다. 이에 부응하듯 북에서는 박정천 인민군 참모장을 내세워 “어떤 무력을 사용한다면 우리 역시 임의의 수준에서 신속한 상응 행동을 가할 것"이라고 밝혀 남측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아침 뉴스에 이 소식을 빼놓은 프로가 없다.

이 내용 살짝 꼬아서 음모론을 만들어 봤다.

지금까지 상황에 우리나라 총선(물론 자유한국당의 상황)과 현재 트럼프가 상황, 그리고 미국의 방위 분담금 압박 등을 대입해 보니 그럴듯한 시나리오가 하나 나온다. 음모론이 대부분 그렇듯 순전히 근거 없는 개인적인 상상이다.


미국이 갑자기 우리나라에게 방위 분담금 6조 원이라는 터무니없는 금액을 요구하고 나섰다. 당연히 우리나라 정부는 까무러치는 반응을 보인다. 자유한국당 의원들마저 이 부분에 대해서 반대 입장을 강하게 보이는 척하고 있다(적어도 내가 보기엔 그렇다). 그런데 이 부분에 미국과 북한, 한국의 야당이 사전 물밑 접촉이 있었다고 생각하면 그림이 그려진다.

미국은 방위 분담금을 최대한 많이 받아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미군 주둔의 당위성을 높여야 한다. "미군이 한국에서 나가면 너희들은 북한에게 져"라는 것은 이제 믿을 사람이 적으니 "우리 빠지면 바로 전쟁이야"라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 미국(더불어 일본)과 동맹 강화, 전작권 회수 반대는 야당과 보수가 주장하는 부분과 맥을 같이 한다. 

그렇다면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북의 도발이다.

하지만, 예전처럼 북이 남에 포를 쏘고 간첩을 보내는 등 무력시위한다면 촛불로 대통령 탄핵을 만들어 낸 현재 대한민국 국민들의 반감만 더 높일 것 같다. 차라리 긴장 상태를 점차 고조시키고 방위 분담금을 결정하기 직전, 그리고 총선 직전에 뭔가 결정타를 한 번씩 날려 주는 것이 야당과 미국에는 가장 좋은 시나리오 일 것이다. 한일 분쟁에 미국과 야당이 뜨뜻미지근한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본다. 일본은 이 상황을 대충 이해하고 있는 건 아닐까? 예로부터 숟가락 얻는 거 하나는 기가 막히게 잘하는 친구들이니까.

그리고 예상대로 우리나라 보수지는 미국이 주한미군을 철수할지도 모른다고 경고하고 나섰다(어쩜 그리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지).

 

 

[팩트체크] 주한미군 철수 엄포? 트럼프 맘 먹으면 못 막는다

빅터 차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석좌의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990년부터 지난 8월까지 주한미군의 주둔 필요성을 의심하거나 주한미군 감축 또는 철수를 주장하는 발언을 모두 115회 했다. 지난해 6월 12일 첫 북·미 정상회담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는 지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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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은 내년 11월이다. 북-미 협상의 진전은 우리나라 총선 이후에 급격하게 진전시키면 그만이다. 나경원이 멍청해서 대외비를 공표해 버렸지만(이 부분에서 미국도 파트너에 대한 신뢰에 고민이 많았을지 모르겠다) 미국에서도 총선 전에 '북미회담'을 성사시키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미국 입장에서는 진보세력이 정권을 계속 잡고 있는 것이 탐탁하지 않을 테니까.

어찌 됐건 총선 이후 북미 관계를 진전한다면 트럼프의 재선에 걸림돌이 되지 않을 것이다. 그전에 남-북 전쟁 위기 분위기를 한껏 높여 한국에게 방위 분담금도 최대한 많이 뜯어 내면 그만이다. 이 상황에서 한국 야당의 든든한 지원도 가능하다. 그걸 담보로 어차피 하지 않을 북미회담을 총선 이후로 미뤄주겠다고 선심성 약속을 했을 수도 있다(좋다고 받아왔겠지). 여기까지 미국과 자한당의 협상이 오고 갔을지도 모를 일이다. 북한에 대한 지원이든 규제 완화든 남한에서 뜯은 방위분담금과 그걸 기반으로 한 지지를 이용하면 된다. 그렇게 김정은에게도 약속할 수 있지 않았을까?

미국 입장에서는 우리나라 보수가 정권을 다시 잡으면 전작권 환수니 이런 이야기 쏙 들어갈 것이고 한일 관계도 예전처럼 돌아올 것이다. 아니 더 친밀해질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독도 문제, 과거사 문제 등 박근혜 정부 때보다 빠르게 해결해 나갈 수도 있다. 그럼 이후 한국은 좀 더 미국이 원하는 데로 조종할 수 있다. 중국과의 힘 겨루기에 한국을 유리한 카드로 활용하기도 좋다. 어차피 북한은 한국에 보수 정권이 들어서든 진보 정권이 들어서든 상관없다. 미국이 남한을 다루기 편해야 자신들에게 더 유리할 뿐이다.

결국 내 짧은 머리로 생각한 음모론으로는 이번 사태가 한겨레 기사의 내용처럼 돌발 사태는 아니라는 거다. 기사 내용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계획적으로 한 발언이 아니라 북한이 미사일을 지속적으로 발사하고, 대화에 나오지 않는 것에 답답함을 토로한 것"이라면 얼마나 좋겠냐만 저 아저씨 보이는 것처럼 그렇게 가벼운 사람 아니다.

 

 

‘군사력·로켓맨’ 입에 올린 트럼프, 왜?

2017년 “화염과 분노” 이후 안 쓰던 말 꺼내“북, 대화 안 나오고 미사일 발사하는 데 답답함 토로”북한 반응에 따라 북-미 갈등 수위 달라질 듯비건 대표 “대북 협상 포기하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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