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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일상 속 끄적끄적

대전사이언스페스티벌에 관한 주저리주저리

매년 사이언스페스티벌을 다녀오면 속이 상한다. 그래서 기사도 쓰고 SNS에 글도 올리고 하는데 올해는 라디오 방송에서 썰을 풀었다. 그 내용을 방송 내용 링크에 올렸지만 따로 글로도 올려놓는다.

매년 공염불이고 허황된 희망이라지만 다시 한번 되뇌어 본다. "내년에는 정말 제대로 과학도시다운 모습 한 번 보자."


오늘은 10대 유망기술을 소개하기에 앞서 지난 주말에 열렸던 대전 사이언스페스티벌에 대해 이야기를 좀 해 봤으면 합니다. 혹시 사이언스페스티벌 다녀오셨나요?

(코멘트) 다녀오셨습니까?

저도 올해는 정말 가고 싶지 않았는데 과학담당이라는 책임감과 아이의 숙제 때문에 다녀왔습니다. 근데 매년 했던 이야기를 또 해야 할 것 같아요. 저랑 같은 생각을 가지신 분들이 많은 것 같아서 오늘 그 이야기를 먼저 해 볼까 합니다. 일단은 제 개인적인 생각임을 먼저 말씀드립니다. 저랑 다르게 생각하신 분도 계실 텐데요 수년간 사이언스페스티벌을 취재하면 서 계속적으로 느껴왔던 부분에 대한 소감 정도로 들어주세요.

제 생각에는 올해도 역시 대전 사이언스페스티벌은 대덕 사이 언스 페스티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고 보입니다. 그나마 한국 생명공학연구원이 대전시청 강당에서 과학강연을 진행해 준 것에 제가 할 수 있는 칭찬을 모두 하고 싶네요.

아 왜 그렇습니까?

대전은 DCC와 엑스포 남문광장이 과학문화의 중심지처럼 여 겨지지만 아시다시피 대중교통 접근성이 형편없는 곳입니다. 큰 행사를 할 때마다 일대 교통이 마비되는 것은 물론이고 도로 곳곳이 주차장으로 변하는 일까지 생기죠. 이번에도 역시 도로 한 차선은 그냥 주차장이었고요. 사고 위험도 높았습니다.

그럼에도 대전시는 DCC, 엑스포 남문광장, IBS, 국립중앙과 학관 등 그 일대에 모든 행사를 집결하는 악수를 뒀습니다. 거기다 모객에 대한 부담 때문이었는지 시내 초중고 학생들이 과제 때문이라도 꼭 들려야 하는 수학축전과 영제페스티벌까지 모아놨죠.

그렇군요. 가보지는 않았지만, 교통체증에 주차장은 턱없이 부족했겠습니다.

네, 맞습니다. 그래서 결론은 일대 교통이 마비되고 주차장은 턱없이 부족해서 운전하는 부모님들의 스트레스를 가중되고 아이들은 수 시간을 기다려도 제대로 된 체험 한 번 못해보고 뒤돌아서야 하는 반쪽도 되지 않는 행사가 됐습니다. 한 시간에 한두 대 겨우 다니는 셔틀버스는 이용하기도 힘들고 기다 리기도 지겨웠습니다.

그 상황을 대전시가 모르지는 않았을 텐데, 왜 그곳에서 무리하게 진행을 한 건가요? 마땅히 할 만한 장소는 없습니까?

글쎄요. 장소가 아예 없지는 않을 것 같은데요. 각 구청에서 매 년 자체적으로 축제를 하고 있는 걸 보면 구 마다 축제에 활용할 장소 몇 군데 정도는 있지 않겠습니까?

그래도 행사 내용은 좀 어땠습니까?

행사 내용은 알찼을까요? 안타깝게도 제가 보기엔 그렇지도 않은 것 같습니다. 과학도시를 있게 만든 출연연의 참석률은 매년 줄어들고 있습니다. 올해도 참여한 출연연은 한 손가락에 꼽을 정도고요. 4차 산업혁명특별시를 표방한다지만 AI, IoT 등 제대로 된 관련 기술 내용도 찾기 힘들었습니다. 그나마 ETRI의 자율주행차와 KAIST 휴보 정도가 체면을 살려줬다 는 느낌이네요.

드론도 오히려 해가 갈수록 출품 내용이 점점 부실해지는 느 낌이고 VR 관련 전시는 여전히 시내 VR 게임룸에서도 체험할 수 있는 수준을 넘어서지 못한 것 같습니다.

보시기에 좋았던 부분? 긍정적인 평가는?

그나마 현장 과학자들이 진행한 과학특강은 여전히 훌륭했다 는 평이 있는데요.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러한 특강이라도 생 명연이 대전시청에서 진행했듯 대전시 동구의 어느 도서관이 나 강당, 중구의 옛 도청 청사 등에서 분산 진행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영제 페스티벌을 행사장에서 진행했다면 수학축전은 대청댐 공원이나 뿌리공원 정도에서 진행했으면 어땠을까? 또 대흥 동에서는 버스킹이나 토토즐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들 공원 같은 곳에서 게릴라 과학공연이나 강연을 진행하고 행사기간 동안이라도 꿈돌이, 한꿈이가 거리를 돌아다니게 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아무튼 몇 년 전 비엔날레 기간에 광주를 갔던 적이 있었는데 요. 톨게이트를 들어설 때부터 비엔날레 느낌이 물씬 풍겨서 부러웠던 기억이 있습니다. 대전은 왜 그러지 못할까? 못하는 걸까? 안 하는 걸까요? 내년에도 또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지 않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