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이 있으나
그 빛을 모두 쓰지 못하고
회색빛만 가득한 사내가 있다
거리에 나서면
형형 색색 한 많은 사람들 중에
60년대 흑백 TV에서 봤을 법한
그런 사람 하나 서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보이지 않는 것보다 더욱 차가운
그 사람이 바로 내가 아니던가
겨울을 기다리는 이유가 분명한
그렇게 나 홀로 사람을 사랑한다
나 홀로 빛을 기다린다
이 회색 남자에게도
붉게 펄떡이는 심장은 있다
가만히 손을 가슴에 대면
미약하지만 붉은 피를 뿜어내는
뜨거운 가슴이 있다 태양이 있다
흐느끼듯 뿜어져 나오는 핏줄기에
비록 회색 빛 가득한 삶이지만
따사로움은 남아있다 열정은 숨어있다
그리고 아직 눈뜨지 못한 사랑이 잠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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