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력을 한 장 넘기고
또 한 장 넘기고
다시 또 한 장 넘기고
내 하나의 시간이
그렇게 그렇게 흐르고 흐른다
하나의 모습으로
또 하나의 모습으로
걸었다.
뛰었다.
울었다.
웃었다.
바람이 분다면 그러라 했고
비가 내린다면 내리라 했다
나 하나의 삶이 그러했다면
너 하나의 몫도 그러하리니
웃기도 그렇고
울기도 그렇다
나 하나만의 모습으로
너 하나만의 모습으로
내 삶의 달력을 넘긴다
오늘도 한 장 뜯고
내일도 한 장 뜯고
한 달짜리를 넘기고
일 년짜리를 바꿔 달고
나 가끔 넘기는 것을 잊어버리는데
시간은 흐르는 것을 잊지 않는다
나 하나만의 모습을 남겨두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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