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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위로 걷다/영화와 음악

괴물에는 괴물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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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심야로 영화 '괴물'을 보고 왔습니다.

나름대로 굉장히 흡족하게 보고 왔는데요.

인터넷을 보니 많은 분들이 맘에 안든다고 올리셔서 의아했습니다.

 

- 사실 저도 후반 부분에서 힘이 조금 떨어지는 듯 느껴져서 안타까웠습니다. -

 

근데 가만히 글을 읽어보니 '괴물'이란 영화에 대해 오해를 하고 보셨더군요.

이건 영화사의 확실한 홍보 잘못이라 생각합니다.

 

전 처음부터 봉준호 감독의 영화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단순한 SF 영화나 호러물은 아닐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한반도를 만든 강우석이라면 모르겠습니다만 봉 감독은 특유의 코드를 가진 감독이라

그 만의 풍자와 유머를 기대하고 있었던 것이죠.

 

하지만 인터넷의 많은 분들은 왠지 킹콩이나 반지의 제왕, 헐크 등과 비교하시던데요.

 

결론 부터 이야기하면 그런 영화를 기대하신다면 역시 심형래 감독의 '디 워'를 기다리세요.

'괴물'은 그런 류와 조금 다릅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가족'이지 '괴물'이 아닙니다.

제가 보기엔 '괴물'은 가족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양념정도 밖에 없습니다.

거기다 정부에 대한 풍자와 인간이란 종족의 한계도 살짝 버무려 줬죠.

 

송광호 등 주연 배우들의 연기도 참 멋졌단 생각이 듭니다. 배두나가 조금 아쉽긴 했지만...

봉 감독 특유의 블랙코미디가 돋보였고, 독특한 연출기법도 그대로 였어요.

오히려 CG로 만든 장면들이 아쉬움으로 남는 것 같네요.

 

반지의 제왕을 만든 웨타디지털이 괴물 모델링에 참여했다는데 역시 거기까지...

한국에서 만든 후반 CG 작업에는 뭔가 모를 아쉬움이 남아 있었습니다.

 

물론 요즘 추세를 따라 멋진 CG로 관객의 눈요기를 시켜 주는 것도 영화의 한 부분이지만

그건 '괴물'의 한 부분밖에 되지 않습니다.

 

1천만 돌파니 어쩌니... 이런 이야기는 좀 안했으면 하는데 기자들이 왜 그리 떠드는지...

영화사에서 돈 먹었나? 1천만이 넘으면 어떻고 아니면 어때. 벌써 부터 숫자놀음은 너무 싫더군요.

 

아무튼, 봉준호 감독의 다른 영화들을 좋아하신다면 강력히 추천해 드릴 만한 영화지만

볼거리 많은 SF 괴수영화를 기대하신다면 예매 취소를 권합니다.

 

아무리 그래도 개인적으론 한반도 보다는 별 두개는 더 주고 싶은 영화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