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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위로 걷다/영화와 음악

같은 제목 다른 느낌 - Misty

지금처럼 아침저녁으로 찬바람이 감기라는 선물을 안고 다니기 시작하니 따뜻한 음악이 그리워진다. 몇 해전 다른 사람들은 오랜만에 식구들끼리 모여 옹기종기 송편을 먹고 있을 시기인 추석 연휴 동안 필자는 일본이라는 나라에 여행차 다녀왔다. 그곳에서 느낀 것은 '과연 일본이라는 나라는 세계 굴지의 재즈 강국이다.'라는 것이었다. 음반 시장에는 국내에서 눈을 씻고 찾아도 찾을 수 없는 재즈 명반들이 수두룩 했고, 중고 음반 가게에는 정말 탐나는 재즈 LP들이 가득했다. 우리나라 같으면 최신가요나 댄스 뮤직이 판을 치고 있을 법한 커피 전문점에도 Bill Evans가 흐르고 있었다. 거리의 악사들도 귀에 익숙한 멜로디를 나름대로 편곡하여 멋지게 연주하고 있었고, TV에서는 멋진 재즈 콘서트를 방영하고 있었다.

거기에 교토역에서는 교토역 3주년 기념으로 재즈밴드의 축하공연이 있었는데 관람하는 인원이 엄청났다. 극장 공연도 아니고 역사에서 하는 공연인데 그런 멋진 연주를 들려주고 또 그렇게 좋아들 하다니. 너무나도 부러울 따름이었다. 제발 지난날에 대한 제대로 된 반성만 있다면 금상첨화일 텐데. 여기는 정치적 이야기하는 곳은 아니니까 그 이야기는 그만하고.

아무튼 일본 역시 국내 못지않게 아이돌 스타들도 많았고 그런 류의 음악도 여기저기서 들려오곤 했지만 확실히 그들의 음악에서 재즈가 차지하는 비중은 우리가 부럽다고 할 수밖에 없는 수준이었다.

이제 국내 최고의 재즈 전도사 역할을 하고 있는 메죠의 재즈바에서 웹진 2호가 탄생을 했다. 우리도 일본 못지않은 재즈의 바닷속에서 헤엄을 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비록 필자뿐만이 아닐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주 조금이나마 가지고 있는 지식을 여러분과 나눠야 한다는 생각이 더욱 또렷하게 드는 10월이다.

우선 지난호의 Autumn Leaves 기사에 관한 뜨거운 관심(필자가 글을 쓰고 있는 이 시점에 355회라는 놀라운 조회수가 말해준다.)에 정말 눈물 나도록 고마울 따름이다. (여러분에게 큰절을….)


이번 호의 주제는 재즈의 또 다른 명곡 바로 Misty이다.

1955년 재즈 피아니스트인 Erroll Garner가 만든 곡으로, 그 이후에 Johny Burke가 가사를 붙였다. Garner는 비행기 창밖으로 보이는 샌프란시스코의 안개를 보고 영감을 얻어 Misty라는 대곡을 만들었다고 한다. 이 곡의 멜로디는 정말 달콤하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멜로디다. 그래서 이런 멜로디를 깔끔하게 표현하는 것이 결코 쉽지 않다고들 하는데 수많은 재즈 아티스트들은 자신들의 색깔을 가지고 나름대로의 안개를 만들어가고 있다.

특히 이 곡은 달콤한 멜로디와 가사 때문인지는 몰라도 Billie Holiday, Ella Fitzgerald 등의 아름다운 목소리의 여성 보컬 버전이 인기가 높다.

지난호의 기사를 보신 분이라면 이번에도 필자가 유명한 버전은 소개를 안하리라는 것을 눈치채셨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번호에도 역시 필자 개인이 사랑하는 버전의 곡들을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한다. 메죠의 웹진에서는 각 곡들의 mp3 파일 역시 지원을 해주니 모두 받아서 들으면서 글을 읽어 주면 더욱 좋은 시간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1. Dee Dee Brigdewater

AKA  Dee Dee Garrett
Born  May 27, 1950 in Memphis, TN
Years Active  1960's ~
Genres  Jazz  
Styles  Vocal Jazz, Standards, Contemporary Jazz
Instruments  Vocals
Tones  Stylish, Sophisticated, Elegant

여성 보컬 버전이 어쩌고 저쩌고 했지만 결국 첫 곡은 여성 보컬 버전이다. 아무래도 이 곡은 여성 보컬 버전으로 먼저 들어 보면서 그 감미로움을 맛봐야 할 것 같다.  디디는 엘라의 환생이라는 찬사를 받을 정도로 멋진 음성의 여성 보컬이다. 엘라의 Misty를 좋아한다면 비교해서 들어봐도 좋을 듯한 버전이다. 이 버전은 디디의 1987년도 라이브 앨범인 Live in Paris 앨범에 수록된 곡으로 라이브에서 뿜어져 나오는 아름다운 목소리와 정말 엘라의 환생인 듯한 스켓이 Herve Sellin (Piano)등의 명 연주자들의 반주와 함께 만들어진 명작이다.  필자가 너무나도 좋아하는 버전이기에 가장 먼저 소개한다.  역시 재즈는 라이브에서 그 진가가 발휘되는 것 같다.


2. Kenny Rogers

AKA  Kenneth Donald Rogers
Born  Aug 21, 1938 in Houston, TX
Years Active  1960's ~
Genres  Country
Styles  Urban Cowboy, Soft Rock, Adult Contemporary, Country-Pop
Instruments  Vocals, Guitar, Bass
Tones  Reserved, Sentimental, Gentle, Calm/Peaceful, Poignant, Organic

으잉? 케니 로저스가 재즈를? Lady를 불러 우리 어머니들의 가슴을 흔들어 놓았던 흰 수염의 아저씨 바로 그 케니 로저스이다. 그가 2000년에 자신이 사랑하는 곡들을 편곡하여 다시 부른 앨범을 발표했다. 그중에 이 Misty가 또 다른 느낌을 다가와 선정을 해봤다. 비록 재즈 가수가 아닌 컨츄리 송의 대가이지만 대가는 어느 음악을 하던 분위기에 잘 스며드는 것 같다. 재즈 음악에서 듣기 힘든 Pat Bergeson의 하모니카 간주가 그가 컨츄리 가수라는 것을 이야기해 주는 것 같지만 브러시를 사용한 깔끔한 드럼 연주나 스트링 연주가 충분히 재즈적인 분위기를 만들어 준다. 이러한 느낌을 주는 곡을 만든 것이 바로 케니 로저스였기에 가능했을 것이라 생각된다.


3. Wes Montgomery

AKA  John Leslie Montgomery
Born  Mar 6, 1925 in Indianapolis, IN
Died  Jun 15, 1968 in Indianapolis, IN
Years Active  1940's ~ 1960's
Genres  Jazz  
Styles  Crossover Jazz, Hard Bop
Instruments  Guitar (Electric), Guitar

저번호에 이어 멋진 기타 연주곡을 소개한다. 조지 밴슨이 ‘웨스 몽고메리는 우리 시대 최고의 현대적이며 시대에 유행한 전통적 기타리스트이다.’라고 칭송 한 기타의 대가 웨스 몽고메리의 연주이다. 필자가 구한 음반은 Jazz ‘Round Midnight’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곡으로 웨스 특유의 연주 법인 피크를 사용하지 않은 엄지손가락 피킹의 섬세한 연주와 즉흥적인 코드 보이싱이 매력적인 곡이다. 어려운 이야기는 좀 접어 두고 보컬이 감미되지 않은 연주 중에서 기타 연주만큼 이 곡을 맑게 연주하는 버전도 상당히 드물 것이라 생각되는데 그중에서도 웨스의 연주는 인간미 훈훈한 연주를 들려주는 걸작이라 칭하지 않을 수 없다.


4. Lionel Hampton & Earl Hines

초등학교에 다닐 적에 합주부에서 필자가 맡은 역할은 바로 실로폰이었다. 동그란 공 모양이 달린 채로 열심히 쇠판을 두드리면 이쁜 소리가 나는 악기에 매료되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 었을지 모른다. 이제 어른이 되어 그때의 감정을 다시금 불러일으켰던 악기가 바로 비브라폰이라는 악기였다. 실로폰과 같은 방식의 연주로 훨씬 더 맑고 투명한 소리를 내는 이 악기는 바로 라이오넬 햄튼의 연주로 처음 접하게 되었던 것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소리로 들을 수 있는 Misty는 바로 라이오넬의 연주가 최고가 아닐까 한다. 거기에 얼 하인스의 멋들어진 피아노와 곁들어 들을 수 있다는 것 또한 더없이 멋지지 않은가 말이다.  다만 이 곡이 담겨 있는 앨범을 도저히 찾을 수가 없어 앨범 소개를 하지 못하는 것에 양애를 바란다.  이 곡의 출처를 정확히 아시는 분은 연락을 주면 서울의 각 지하철 에스컬레이터를 평생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권한을 주겠다.


5. Ray Stevens

이 곡은 그냥 보너스 성격의 곡이다. Misty를 컨츄리로 편곡하면 느낌이 어떨까? 그냥 편하게 느껴보시길 바란다.


이렇게 Misty의 여 러버 전 소개도 마치게 됐다. 이 글을 읽고 재즈에 조금이나마 더욱 매력을 느낄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낙엽이 떨어지고 찬바람에 코트의 옷깃을 세우게 되는……

어쩌면 재즈는 이러한 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장르가 아닌가 싶다. 갈색빛 가득한 창밖을 보며 뜨거운 커피 한잔과 Misty…… 생각만 해도 가을이 더욱 아름다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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