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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위로 걷다/기자 명함 내세운

[기자수첩]과총 40주년 '이건 아니잖아'

일선 현장 과학자는 어디에?...기념식 현장에서
 
 
1966년 처음 설립돼 올해로 40년을 맞이한 한국과학기술단체총연합회. 그 기념식이 지난 19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렸다. 500만 과학자의 대변기관의 생일. 대대적인 현장과학자들의 축하잔치가 벌어졌을법도 한 행사에서 아쉬운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국내 과학자들의 잔치마당이 되었어야 마땅하지만 현장에서 땀 흘려 일하고 있는 과학자들의 모습은 행사장에서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행사장에는 각 기관의 간부급 인사들과 '세계한민족과학기술인대회' 초청자들이 주로 자리를 채우고 있었다.

 

일반 연구원이나 과학기술 관계자를 위해 마련된 것으로 생각되는 내빈석에는 빈자리가 대부분이었다. 굳이 1천석 규모의 큰 행사장을 대여해야 했나하는 의구심마저 들었다.

 

과총이 40년 역사를 지내는 동안 과연 한국 과학계나 협의회에 기여한 인물이 없는 것일까. 이번 40주년 행사에서 공로자는 보이지 않았다. 어떤 표창이나 수상식 행사도 마련되지 않았다. 작은 표창 하나로 현장 연구원들의 사기를 높여줄 수 있지는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단지, 과기부총리, 재미한인협회 회장 대표의 축사 뿐이었다.

 

축하공연 역시 실망스러운 모습이었다. 행사 안내장에 축하공연이 포함돼 있어 내심 과총만의 특색을 살릴 수 있는 공연이 되길 기대했던 것이 물거품이 됐을 정도였다. 이날 축하공연은 지난 2월 KIST 40주년 기념식에서 보여줬던 내용과 너무나 흡사했다. 약 80% 이상 당시 퍼포먼스를 그대로 보여줬으며 공연 초반에 마련된 동영상 역시 판박이였다.

 

행사장에 마련된 S&T 포스터 세션도 급조된 인상을 지울 수 없었다. 포스터 전시라기보다 프린트물을 형식 없이 붙여 놓은 것에 불과했으며, 크기도 부스의 크기보다 큰 출력물이 있었는가 하면 A4 몇 장 달랑 붙여 놓는 식의 전시도 있었다. 몇 개의 부스는 제목만 붙어있을 뿐 어떠한 것도 붙어있지 않는 진풍경을 보여줬다. 비록 한인이라고는 하지만 해외에서 근무하고 있는 과학자들에게 이런 전시는 그다지 멋진 모습은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한국 과학기술계를 대표하는 기관인 과총. 그 40주년 기념식을 바라보며 느낀 것은 개그프로의 유행어처럼 '이건 아니잖아'였다. 행사 하나를 보고 그 단체의 능력을 왈가왈부할 수는 없겠지만, 대외적으로 과총과 더 나아가 한국 과학계를 홍보하는 자리였던 만큼 좀 더 신중을 기했어야 했다.

 

다음 50주년 행사에는 과총이 명실상부한 500만 과학기술인을 대변하는 협의체로 거듭나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