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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기자 명함 내세운

우리나라 과학계 뒷북 행정은 언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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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은 한국원자력아카데미의 이사장인 임용규 박사가 본인에게 기고로 사용해 달라고 보내온 내용이다.

내용인 즉 한국 최초의 원자로가 철거될 위기에 놓여있으니 이를 막아야 한다는 내용. 서울에 있던 원자력연구소가 대전으로 내려올 때 한전에 판매한 부지에 남아있던 원자로를 철거하려 한다는 것이다.

정부는 당시 부지 판매가 가장 시급했던 모양이다. 한국에 최초로 설립된 역사적 원자로를 철거하는 조건으로 한전에 팔아먹었으니...

아무튼 그렇게 해서 철거를 시작하려는 것을 원로과학자들이 눈뜨고 가만 볼리 없었던 것. 다들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엔 안된다'라는 생각으로 반대를 하고 나섰다. 이에 정부는 원자로를 보존하는 방향으로 생각을 고쳐먹었지만 한전의 반대에 부딪혀 오도가도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아~ 이 언제까지 뒷북 행정을 계속해 나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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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은 1950년 미국의 아이젠하워 대통령이 UN총회에서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선언함으로서 시작됐다.

우리나라는 1958년 원자력법의 제정으로 원자력연구소가 설립되었고 동년 미국 제네럴아토믹스 사와 연구용 원자로 트리가 마크 2(TRIGA Mark II) 도입계약을 체결해 1959년 서울 노원구 공릉동 소재 원자력연구소에 건설공사가 시작됐다. 1962년 3월에는 우리 역사상 최초로 이 원자로에서 원자핵 연쇄반응을 일으킴으로서 본격적인 원자력 이용시대가 시작됐다.

당시 세계 최빈국이었던 국내 상황에서도 이승만 대통령은 1956년 문교부에 원자력과를 신설케 하고 1957년부터 원자력 국비유학생을 선진국에 파견하는 파격적 원자력기술 인재양성 정책을 추진했다.

연구용원자로의 가동으로 해외에서 최첨단 기술을 습득하고 귀국한 과학자들을 중심으로 원자력분야의 연구개발을 시작했다. 또한, 원자로에서 생산된 방사성동위원소를 의료, 농학 등 각 분야에 보급해 그 이용에 선도적 역할을 하게 함으로 침체됐던 과학기술계에 활력을 불어넣어 주었다.

이러한 일들은 후진이나 일반국민에게 과학에 대한 새로운 인식과 관심을 일깨워주는 계기가 됐을 뿐 아니라 우리나라를 후진국에서 중진국으로 다시 선진국으로 지향하게 한 과학 인력의 모체가 원자력사업 추진과 깊은 연유가 있음을 부인하기 어렵다.

따라서 한국 최초 연구용원자로는 우리 민족사의 획기적 전환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다했을 뿐 아니라 원자력의 모태이며 발상지다. 또한, 우리나라 과학기술의 발달과정에서 첨단과학에 대한 대표적 상징으로 누구나 크게 공감하고 자랑할 만 한 것이다.

반세기 전 건설된 연구용원자로는 인류사상 세 번째의 불인 '원자력'을 단군 이래 처음 우리나라에서 밝힌(핵 연쇄 반응시킨) 역사적 기념물로 이것이 모체가 되어 오늘날 세계 6위권의 원자력 발전국가로 성장하도록 했다.

현재 한국은 20기의 원자력발전소를 보유해 국내전력의 40%를 생산하고 있다. 또한, 방사선과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하는 기관의 수도 매년 증가해 현재 2800여개에 달해 산업분야, 의료분야, 농업분야 등에서 이용됨으로서 막대한 경제적 이득과 국민복지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

연구용원자로의 보존문제의 발단은 30여년간 서울에 소재했던 연구소가 정부계획에 따라 1985년 대덕연구단지로 이전하게 되어 소요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한국전력공사와 전체 부지를 포함한 연구소 건물을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하면서 시작됐다.

이 때 계약조건으로 두 개의 연구용원자로는 향후 원자력연구소가 해체해 없앤다는 조건이 추가됐던 것이다. 그 후 원자력연구소는 정부 출연금을 이용해 계약 이행을 위한 연구용원자로 해체철거를 추진했고 1972년도에 건설되었던 별도의 연구용원자로는 지난해 말 이미 철거된 상태다. 현재 서울 공릉동 소재의 구 원자력연구소 부지는 한국전력공사가 중앙교육연구원으로 사용하고 있다.

이러한 철거 진행상황을 알게 된 원자력 계 인사들은 우리나라 최초 연구용원자로의 역사적 가치를 인지하고 '연구용원자로보존추진위원회'를 결성, 남아있는 국내 최초 연구용원자로를 '원자력과학문화재'로 지정해 역사의 유물로 남겨야 한다는 건의문을 작성했다.

이 건의문은 원자력계 원로 및 관련 과학계 대표, 원자력계 기관장들의 서명을 첨부해 보존추진위원회 대표들이 과학기술부 부총리, 산업자원부 장관, 한국전력공사 사장 등에게 전달했다.

연구로가 위치하고 있는 대지는 7천여 평 정도이고 연구로의 본체는 수 백 톤의 콘크리트 구조물로 완벽한 내진설계로 건설돼 있어 수 백 년 동안 원형보존이 가능하며 일부분에 대한 제염작업을 거치면 일반국민에게 공개가 가능하다. 일본도 미국에서 도입한 최초의 연구용원자로는 원형을 보존, 기념관 화해 일반국민에게 교육의 현장으로 공개하고 있다.

우리나라 최초연구용원자로의 보존을 위한 해결의 열쇠는 결론적으로 한전이 쥐고 있다. 한국 원자력발전의 조상격인 최초의 연구용원자로를 경제적 손실을 염두에 두고 영원히 살아지게 해야 하겠는가.

현재 과학기술부 주관으로 최초 연구용원자로의 보존문제에 대해 관련기관과 협의를 진행 중이다. 과학입국을 지향하고 있는 우리나라는 앞으로 국민에 대한 과학의식 고취가 긴요한 바, 우리나라에 '제 3의 불'을 당겨준 연구용원자로는 우리나라 과학계에서 소중하게 보호·보존e돼야 할 의의 있고 가치 있는 원자력과학문화재임을 인식하고 국가적 견지에서 정책적 결정이 절실히 요청되는 시점에 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