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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끄적끄적

류호정은 할 만한 행동을 한 것 같은데

류호정은 21대 국회에서 상당히 많은 이슈를 몰고 올 것이라 생각했다. 20대라는 나이부터 이화여대 출신의 프로 게이머 출신 BJ, 롤 대리 게임 논란, 노동운동 그리고 개인 사상 모두가 기존 정치에서 보기 힘들었던 아이콘이다. 그리고 그 자신도 그런 부분에 대한 부담감이 분명히 있었을 것 같다. 아마 김소연 변호사가 국회에 입성했다면 둘의 똘끼가 아주 불꽃 튀었을 것 같다.

게이머 출신 BJ로 인기 있을 때 류호정 의원

그런 그가 결국 사고(?)를 쳤다. 8월 5일 국회에 눈에 띄는 색의 원피스와 노란색 마스크를 쓰고 등원해 논란에 휩싸였다. 정치인은 관심을 먹고 산다는 데 일단 성공했다고 본다. 박원순 시장 조문 거부 발언부터 시기적절하게 논란을 만들고 중심에 설 줄 아는 아주 똑똑한 여성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런저런 걸 제쳐두고 원피스 등원 자체에는 그답다 생각한다. 그리고 그만이 할 수 있는 일이었다고 하고 싶다. 내 심정을 그대로 표현해 준 사람이 있다. 

고민정 의원. 어쩜 내 생각과 이리 똑같으신지.
이 문제를 가지고 찬반 논란이 생기고 토론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준 것에 대해 나 역시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만 몇 가지 이번 사건에 대해 씁쓸한 부분에 대해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먼저, 이번 사건을 '탈코르셋'이라는 단어와 엮어서 '이중적' 잣대를 들이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들은 아마 정의당이 '페미당'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탈코르셋 운동을 지지하는 것처럼 보여서 그럴거다. 탈코르셋이란 것이 뭔가? 페미위키에서 검색해 보면 이렇게 나온다. 

현대 사회에서의 여성 자신이 하는 행동과 선택은 자신의 자유일 수도 있지만, 사회에서 무의식적으로 주입된 족쇄일 수도 있다. 탈코르셋은 이런 족쇄를 벗고, 짙은 화장 등 사회가 여성에게만 강요하는 획일화되고 엄격한 외모 잣대에서 벗어나야 함을 강조한다.
간략한 정의 : 여자는 아름답지 않을 권리가 있다.
구체적인 정의 : 여자는 사회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남성처럼 개성적으로 꾸밀 자유가 있다.

그런데 류호정은 다르다. 그는 '코스모폴리탄'과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COSMOPOLITAN 4월호 인터뷰 중에서
그러니까 지금 우리가 보는 모습이 류호정이 원하는 모습인 거다. 그냥 하고 싶은데로 하면서 사는 친구다. 그래서 내가 류호정 의원 개인에 대해 너무너무 맘에 들지 않는다고 감히 말하는 거다. 솔직히 하고 싶은데로 하면서 사는 남자 몇 이나 될까? 1970년대는 아니지만 아직도 우리 사회는 긴머리의 정장을 입지 않은 직장인에게 대한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다. 

갑자기 이 노래가 생각나는 데... ㅠㅠ

둘째, 이번 사건에 너무 큰 의미를 두는 것, 또 페미운동의 일환으로 보는 것 자체도 껄끄럽다. 앞에서 말했듯 난 류 의원을 그냥 정치적 '관종' 정도로 여기고 있다. 틈만 나면 사건을 일으키고, 길게 내 뱉는 이야기나 글 속의 노림수가 너무 뻔해 보이니까. 대표적인 사례로 성상품화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저 친구는 인터뷰마다 또 자신의 글마다 과거 자신을 상품화했던 것을 후회하는 것처럼 포장한다. 항상 등장하는 말이 "평소의 내가 아니었다"다.

그런데 지금은 왜 또 자신을 상품화해서 팔고 있는 걸까? 정치인이라면 자신을 팔아야 하는 입장이라고? 충분히 그럴 수 있다. 그냥 정치인으로 판다면 말이다. 하지만 류호정은 젊은 여성 정치인이라는 정체성을 내세워 자신을 팔고 있는 거 아닌가? 게이머 출신 '게임 아이돌'이라는 타이틀을 건 아프리카TV BJ 시절과  뭐가 다를까? 머리색만 검게 물들인다고 다른 게 아니다. 

그리고 가장 빡치는 게 이번 등원 때 입었던 옷이 현재 20대 여성이 노동을 할 때 입는 대표적인 옷이라는 헛소리다.

8만원짜리 쥬시쥬디의 붉은 원피스를 고른 걸 탁월한 선택이라고 할꺼야? 그걸 정말 20대 여성의 대표적인 노동복이라고 우기고 싶어? 도대체 어디서 일을 했던 거야? 내가 아는 20대의 오피스룩은 이런 건데.

다른 영상도 있는데 섬네일이 영 그래서 링크만 올려본다. 도대체 여성들 대상 영상 섬네일이....
youtu.be/nloU4OHHXgY

아무튼 고른 옷만 보더라도 자신을 성상품화 하는데 아주 소질있는 국회의원으로 보이지 않는가?. 거기에 신나서 '여혐', '남혐' 프레임을 가져다 붙이는 네티즌과 언론들을 보니 속이 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