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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위로 걷다/영화와 음악

a-ha는 아직 해체하지 않았다.

열혈 초딩, 중딩 시절을 보냈던 80년대.
아시안 게임, 올림픽의 찬란했던 기억과 함께 연일 콜록거리게 했던 최루탄의 향이(당시 본인은 서울 상도동에 살았었는데 중앙대 근처의 최루가스가 날아와 괴롭혔다) 기억나는 시대다.
거기다 조금 일찍 찾아온 사춘기와 함께 팝 이라는 음악을 본격적으로 알아갔던 시기.
Stryper, Duran Duran, Joy 등의 팝 아티스트들의 내한 공연을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보면서 음악에 대한 열정을 키워갔다.

80년대를 스쳐지나간 수 많은 아티스트들 중에 유독 Morten Harket, Magne Furuholmen, Paul Waaktaar-Savoy의 3인조로 구성된 a-ha는 실력에 비해 저 평가 받았던 그룹이라 생각된다.
Take On Me의 획기적인 뮤직비디오와 맴버들의 수려한 외모 덕에 그저 그런 아이돌 그룹으로 평가되며 앨범을 내는 족족 판매량이 하락했던 불운의 그룹. 하지만 그 들의 음악은 아직까지도 진행형이며 더욱 성숙해지고 있다. 그룹 Doors를 가장 좋아했던 그룹 a-ha. 그들의 음반을 주욱 다시한번 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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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Hunting High And Low (1985)

a-ha라는 그룹을 일약 대 스타로 만든 대뷔앨범이다. Take On Me는 전세계를 강타했으며 그 들의 수려한 외모는 소녀팬들의 오금을 저리게 했다. 'Take On Me'와 'The Sun Always Shines on T.V.'가 No. 1을 차지했으며 그 외에도 'Hunting High And Low', 'Living a Boy's Adventure Tale', 'Love is Reason'같은 곡들이 사랑 받았다. 개인적으론 역시 'Hunting High And Low'가 최고의 트랙이라 생각된다. 'Take On Me'는 Reel Big Fish라는 그룹이 리메이크를 해서 인기를 얻고 있기도 하다. 사족이지만 앨범 자켓은 왠지 Led Zeppelin의 'In Through The Out Door'를 생각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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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Scoundrel Days (1986)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우리나라에서만 성공했다는 그 앨범. 하지만 이 앨범도 전 세계적으로 5백만 장을 팔아치운 성공작이다. 전작에 비해 상당히 어두운 느낌의 음악들로 채워져 있는데 그 것이 팬들에게 약간은 의아함을 가지게 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The Doors를 사랑했던 그들로는 어쩜 당연한 음악적 선택이었을지도. 'I've Been Losing You', 'Cry Wolf', 'Manhattan Skyline' 등이 히트했다. 'Manhattan Skyline'은 당시 국내 화장품 BGM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중간 중간 반전이 멋진 곡이다. 앨범 자켓도 상당히 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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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Stay On These Roads (1988)

2집의 음악이 너무 어둡다는 평과 함께 펜들에게 다소 외면을 받자 1집과 2집의 중간적인 성격으로 만들어진 앨범. 당 시대 최고의 아티스트들이 연주한다는 007의 테마 'The Living Daylights'를 비롯해 1집같은 발랄함을 보여주는 'Touch!', 'You Are The One'은 과거로의 회귀같은 느낌이다. 하지만 그들의 음악적 성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Stay On These Roads', 'The Blood That Moves The Body'같은 곡들을 수록함으로써 이후 횡보를 가늠케 한다. 개인적으로 이들의 앨범 중 가장 좋아하는 앨범으로 음악적으로 한층 성숙해진 느낌의 앨범이라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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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ast Of The Sun, West Of The Moon (1990)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음반부터 A-Ha는 아이돌 그룹의 이미지를 벗어나 아티스트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러한 의지는 판매량을 곤두박질치게 만들며 국내에선 해체된 그룹이라는 낭설까지 퍼지게 만든다. 'Crying In The Rain'은 그들의 우상인 The Doors의 'Riding On The Storm'을 떠올리게 만드는 곡으로 아직까지 본인의 애청곡이다. 그 외에도 'East Of The Sun'이나 'Waiting For Her'같은 곡들이 좋다. 기타리스트인 Paul은 이 음반이 노르웨이의 아티스트들과 함께 만들어 이전까지의 앨범과 다른 느낌을 가져온다고 설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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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Memorial Beach (1993)

4집이 나온 후 한 차례 best앨범을 발매하고 3년의 시간을 거친 후 5집을 발매했다. 이 음반은 best 앨범을 통해 먼저 발매된 'Move To Memphis'를 필두로 해서 A-Ha의 80년대를 완전히 마감한다. 2집이 어두운 음악으로 가득차 있다 했지만 이 앨범은 더욱 심하다. 첫 곡 제목부터 'Dark Is The Night For All'다. 하지만 'Angel In The Snow', 'Memorial Beach'는 너무나 멋진 곡이다. 이 앨범부터 밴드는 미국보단 유럽시장을 위주로 활동하게 되고 국내 팬들의 기억 속에서도 점차 사라져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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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Minor Earth | Major Sky (2000)

솔직히 본인도 이 앨범이 발매된 지는 한 참 후에나 알았다. 93년 5집 이후 무려 7년여 만에 발매된 이 곡은 1998년 'Nobel Peace Prize concert'에서 2곡을 연주한 후 만들어졌다고 한다. 국내나 미국에선 모르겠지만 'Minor Earth Major Sky', 'Velvet', 'The Sun Never Shone That Day', 'Summer Moved On'같은 곡들이 히트를 쳤다. 앨범자켓에는 동체를 잃어버린 비행기에 적힌 a-ha라는 그룹명이 적혀있어 그간 밴드가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는 것을 대변해 주는 듯 하다. 하지만, 오랫만의 앨범 작업이었기 때문이었는지 의욕에 비해 조금 부족한 앨범인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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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Lifelines (2002)

다른 밴드들은 오랫만에 재결성을 해서 큰 호응을 받지 못하면 다시 폐업을 하기 일쑤지만 a-ha는 그렇지 않았다. 전작을 발매한지 2년만에 한층 업그레이드 된 앨범 Lifelines을 들고 나타났다. 이 앨범은 노르웨이에선 밀리언 셀러를 이뤘으며 7개월의 장기간 투어를 가능하게 했다. 앨범을 구하기 힘들어 mp3로 들어봤는데 곡의 스타일은 5집 이후 꾸준하다. 동명 타이틀 곡인 'Lifelines'이나
'Forever Not Yours', 'Did Anyone Approach You?' 등이 싱글로 발매됐으며 개인적으론 'Afternoon High'라는 곡이 맘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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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How Can I Sleep With Your Voice In My Head (2003)

정규앨범에 넣어야 할지 모르겠지만 a-ha 최초의 라이브 앨범이다. 보너스 CD까지 2장으로 구성된 이 음반은 그 들의 히트곡을 모두 담고 있다. 물론 Lifeline 이후 투어였기에 이 앨범의 곡이 조금 더 들어가 있는 것은 어쩔 수 없겠다. 그룹 최초의 히트곡 'Take On Me'부터 각 앨범의 좋은 곡들을 여럿 담고 있다. 연주는 꽤 훌륭하다고 할 순 없지만 a-ha의 성숙된 연주를 들을 수 있어 즐겁다. 모튼의 목소리는 여전히 아름답다. 3인조의 특성상 기타, 키보드를 제외한 악기들은 세션을 활용하고 있는데 크게 튀지않고 a-ha의 사운드에 잘 녹아들어간다. 'Stay On These Roads'나 'The Sun Always Shines On TV'를 라이브로 듣는 즐거움이 기뻤던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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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Analogue (2005)

과거로의 회귀를 꿈꾼 것일까? 제목부터 Analogue라고 명명된 통산 8번째 스튜디어 앨범이 2005년에 발매됐다. 그룹의 데뷔 20주년을 기념한 앨범으로 맴버들에게는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 앨범이라 한다. 첫 싱글 'Celice'부터 예전 a-ha를 알았던 팬들에게 익숙한 느낌을 선사한다. 오랫동안 쌓아왔던 a-ha 특유의 음악성을 그대로 간직한채 80년대 a-ha를 기억하는 팬들에게 향수를 느낄 수 있게하는 앨범이라 생각된다. 2008년도 반이 지나버린 지금까지 새로운 음반에 대한 소식은 없지만 그들의 팬 페이지인 http://www.memorialbeach.com/에 들어가보면 2007년도 공연 모습도 확인할 수 있어 아직 끝나지 않은 그들의 음악을 느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