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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위로 걷다/영화와 음악

학창시절 나를 뒤흔든 가요...

여기서 말하는 학창시절이란 까까머리였던 중학생-고등학생 시절이다. 그러니까 소방차부터 서태지 전후세대까지...
솔직히 가요라는 음악을 가장 많이 들었던 시기가 바로 이때가 아니었을까 싶다.
솔직히 음악이라는 것 차체를 가장 많이 들었던 시절이 아니었나 싶다
어찌됐건 이 시기의 가요는 지금 들어도 아려한 추억과 아스라한 감정을 느끼게 한다.
그 시절에도 나는 TV형 보다는 오디오 형을 좋아했던 것 같다.

015B 2집

가벼운 랩이 정겨웠던 '4210301', 장호일의 굵은 목소리가 매력적이었던 '너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 노래방에 갈 때면 마지막 곡으로 항상 불렀던 '이젠 안녕', 윤종신의 고백가 'H에게' 등 015B 2집은 학창시절 가장 애청했던 음반이 아닌가 싶다. 1집의 '텅빈 거리에서'같은 명곡(물론 개인적 취향이다)은 그 이후에도 찾아보기 힘들었지만 정석원, 장호일 형제의 정말 멋진 음악들이 가득한 음반이다.
사실 015B를 좋아했던 것은 신해철의 영향도 컸다. 그 땐 신해철이 '마왕' 소리를 들을 줄은 꿈에도 몰랐었다. 흠.


푸른하늘 2집

015B에 정석원이 있었다면 푸른하늘에는 유영석이 있었다. 감미로운 미성에 편안한 멜로디. 당시 푸른하늘의 '겨울바다', '눈물나는 날에는'은 나의 18번 목록에 꼭 끼어있었다. 이후 만들어진 3집과 4집까지는 열심히 들었지만 이상하게 5집부터는 손이 가지 않았다. 그러다 유영석이 새롭게 만든 그룹 '화이트'에 와서 다시금 그의 음악을 좋아하게 된 듯 하다.사실 유영석의 얼굴을 알게 된 건 '화이트' 때가 처음이었고 윤종신과 버금가는 충격을 안겨줬다.



박정운 1집

박정운도 참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몇 해전 김민우, 박준하와 함께 앨범을 낸 것까지는 확인했는데 그 이후로는 뭘 하는지. 아무튼 이 미성의 가수가 부른 노래는 작업용으로 그만이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건 너의 검은 눈동자'같은 곡은 당시 여성들에게 참 인기가 좋았다.
그 시절 명곡이던 '오늘같은 밤이면'은 지금 들어도 참 좋은 멜로디다.
가물거리지만 당시 이현우와 함께 'Don't Let The Sun Go Down On Me'를 불렀었는데 참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던 기억이 난다.


윤상 2집 part 1

최근 다시금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윤상. 당시에는 드물게 part1, 2로 앨범을 제작했다. part2에는 '이별없던 세상'. '어제의 기억으로'가 들어있는데 개인적으론 '가려진 시간사이로'가 들어있는 part1을 더 좋아한다. 베이시스트 출신답게 당시 타 가수들에 비해 리듬파트가 많이 강조됐던 것 같다. 그래서 중저음에 목말라하던 나같은 어린놈들에겐 너무 좋았던 것 같다. 당시에는 엄청난 바람둥이라는 소문이 자자했지만 내가 윤상 정도라도 엄청 바람을 피웠겠다라며 별 신경 쓰지 않았다. '내일은 늦으리' 공연에서 코트를 입고 나와 노래 부르던 모습은 정말 멋졌거든.


이승철 1집

이승철을 처음 알았던 '부활' 시절부터 지금까지 난 이 가수가 우리나라에서 가장 노래잘하는 사람 상위 5위안에 들 것일라는 생각에 변함이 없다. 비록 이런저런 실수(?)들로 전인권 못지않게 신문 사회면을 장식했던 그 이지만 노래하나는 정말 일품이다.
특히, 그의 솔로 1집은 '안녕이라고 말하지마'. '마지막 나의 모습', '잠도 오지 않는 밤에', '희야' 등등 좋은 곡 천지다. 대부분 지금도 나의 노래방 단골 래파토리인 이 곡들. 개인적은 바람은 현재의 사운드와 기술로 다시금 반주를 만들어 리메이크 해줬음 하는 것이다. 물론 이승철 개인이 직접.


김현식 5집

많은 이견들이 있겠지만 나는 이 음반을 김현식 최고의 명반으로 꼽는다. '넋두리' 한 곡만으로도 명반이라는 명칭을 얻기에 충분하다. 어찌보면 김현식의 공식적 마지막 음반이라할 수 있는 이 앨범은 그의 모든 것을 토해내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지금도 '넋두리'의 오프닝에 들려오는 시계소리는 Pink Floyd의 'Time'의 그 것처럼 가슴을 설레게 만든다.
특히, 이 앨범의 자켓 사진은 너무나 멋진데 내가 김중만이라는 사진작가를 좋아하게 된 계기를 만든 사진들이다.


임재범 1집

개인적으로 현재까지 우리나라에서 가장 멋진 목소리와 최고의 가창력을 가진 가수라고 생각하는 임재범. 내 생각에 최고의 명반은 3집이지만 당시에는 '이 밤이 지나면' 덕에 1집을 엄청 들었다. 물론 지금도 가끔 잊지않고 듣긴 하지만.
당시는 지금에 비해 감성이나 창법면에서는 조금 부족함이 느껴지지만 JULIE같은 곡에서의 힘은 혀를 내두를 정도다. 언제고 이 냥반 라이브 콘서트를 하면 반드시 찾아가보리라 다짐을 했건만 아직까지 가보지 못하고 있다. 아우... 삶의 무게란.


신해철 2집

신해철은 무한괘도 시절부터 지금까지 참 좋아하는 아티스트다. 지금은 뭐 음악보다 다른 쪽으로 이름을 더 날리고 있지만 뮤지션 측면에서 봤을 때도 국내에 그만한 아티스트를 찾기 쉽지 않다. 특히 이 솔로 2집은 앨범의 모든 작업을 혼자 처리한(물론 기타연주는 직접하지 않았지만) 멋진 테크노 앨범이다.
'길 위에서'의 가사는 한창 사춘기였던 동시대 남성들의 감성을 자극했고 '나에게 쓰는 편지'는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했다.
그의 저음이 멋졌던, '다시 비가 내리네', '50년 후의 내 모습'도 너무 멋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