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블로그/기억의 습작

灰色男子

사용자 삽입 이미지

 

빛이 있으나

그 빛을 모두 쓰지 못하고

회색빛만 가득한 사내가 있다

 

거리에 나서면

형형 색색 한 많은 사람들 중에

60년대 흑백 TV에서 봤을 법한

그런 사람 하나 서 있다

 

보이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보이지 않는 것보다 더욱 차가운

그 사람이 바로 내가 아니던가

 

겨울을 기다리는 이유가 분명한

그렇게 나 홀로 사람을 사랑한다

나 홀로 빛을 기다린다

 

이 회색 남자에게도

붉게 펄떡이는 심장은 있다

 

가만히 손을 가슴에 대면

미약하지만 붉은 피를 뿜어내는

뜨거운 가슴이 있다 태양이 있다

 

흐느끼듯 뿜어져 나오는 핏줄기에

비록 회색 빛 가득한 삶이지만

따사로움은 남아있다 열정은 숨어있다

 

그리고 아직 눈뜨지 못한 사랑이 잠자고 있다

 


 


'블로그 > 기억의 습작' 카테고리의 다른 글

타올라라 내 삶이여.  (0) 2006.11.27
사라지는 것들...  (0) 2006.11.25
내 아침...  (0) 2006.09.30
누가 나를 죽였는가  (0) 2006.06.29
첫사랑  (0) 2006.06.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