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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속 끄적끄적

아빠들도 영화관을 가고 싶다.



아이를 키우는 아빠들은 다들 그렇겠지만 영화 한 편 편하게 보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어른들에게 아이를 맡기고 심야영화라도 보러가면 아이가 자다 깨지 않을까 걱정되고 불안한 마음에 영화에 집중하기 힘들다. 우리 어렸을 때 부모님들도 똑같았을 거라 하지만 지금하고 같기야 했을까?


나의 어머니는 백일된 나를 안고 영화 '엑소시스트'를 보러 가셨다고 한다. 당연히 나는 울어재꼈고 애꿎은 아버지만 상영관 밖에서 나를 얼르고 계셨더랬다. 아이가 아니더라도 자주보기 힘든 영화를 그것도 그토록 좋아하시는 공포영화가 개봉한다니 위험(?)을 무릅쓰고 극장행을 택하신거지. 


따지고 보면 지금의 우리는 아이 때문에 영화관을 가지 못하다고 투덜대기가 민망할 정도로 영화가 넘쳐난다. 요즘은 초등학생들도 돈이 없어 극장에 가기 못하지 않는다. 인터넷을 조금만 찾아보면 소스가 넘쳐나고 노트북은 물론이고 테블릿 PC, 심지어 핸드폰에 영화를 넣고 다니며 볼 수 있다. 나처럼 출퇴근 시간만 왕복 2시간인 사람은 하루에 한 편씩 차안에서 영화감상이 가능해진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럼에도 극장을 가지 못해 몸살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조금만 기다리면 안방에서 혹은 차안에서 보고 싶은 영화를 볼 수 있을에도 극장의 스크린에 애달퍼 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극장이란 단어가 아련한 무언가를 느끼게 해주기 때문일까? 아니면 집에서 느낄 수 없는 커다란 크기와 사운드 때문일까? 뭐 그런 것들이 다 이유가 될 수 있겠지. 그렇기에 다른 문화 산업은 다 어려워져도 영화산업은 커가는 것 아니겠어?


아이맥스 스크린을 뛰어다니는 박쥐인간을 아직 보지 못해 이러는 것은 아니다. 그냥 7살, 5살 짜리 아이를 둔 아빠로서 푸념이다. 나도 아이들과 함께 극장을 다니며 보고 온 영화에 대해 열심히 토론해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