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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위로 걷다/영화와 음악

MBC MUSIC이여. '나는 락밴드다' 만들어주소!!

작년 한해 가요계의 가장 큰 이슈는 뭐니해도 '나는 가수다'였던 것 같다. 우리나라에 그렇게 쟁쟁한 강호 고수들이 많았다는 것을 잊고 있었으니까. 강호의 고수들이 하나 둘씩 속세로 나오면서 가요판은 신선한 바람이 불어왔고, 고수들의 몸값은 '나가수' 출연 한 번에 천정부지로 오르는 현실을 나타냈으니까.

이러한 '나가수'의 붐은 '임재범'이라는 지존급 고수를 찾아냈고 자연히 백성들은 그가 부르짓는 '락'이라는 것에 다시금 관심을 가지게 됐다. 그래서 국내 락음악 역사를 되짚어 보는 다큐멘터리까지 제작 됐었으니까. 거기서 관심을 받게된 '박완규'도 '나가수'에 출연을 했으니.


(MBC '나는 락의 전설이다' 중에서)

이러한 현상이 락의 부흥을 이끌어 주는 것엔 2% 부족한 것 같다. 락의 프론트 맨이 보컬리스트인 것은 맞지만 락 하면 원래 밴드다. 밴드가 주목을 받고 성장을 해야 진정한 락에 산소호흡기가 꽂혀지는 것이라 생각된다. 우리에겐 잊혀졌던 강호의 고수들 뿐 아니라 문파들도 많았다는 거다.

지난 1월말 MBC GAME 채널이 문을 닫고 2월초 MBC MUSIC채널이 오픈했다. 나는 이 채널이야 말로 락을 살려줄 수 있는 유일한 매개체라 생각한다. 남태정 PD님 자체가 U2의 내한공연을 유치하려 발 벗고 나설만큼 락에 대한 추종자가 아니던가 말이다. 그래서 생각한 아이디어가 '나는 가수다'의 포맷을 대부분 흡수한 '나는 락밴드다'라는 프로다.

그대로 가수들의 경연에서 밴드의 경연으로 옮기는 거다. MBC는 '탑밴드'를 진행해 본 경험이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제작비도 현재 '나는 가수다'에 들어가는 세션비나 편곡비가 훨씬 절감될 것이라 보인다. 왜? 밴드니까. 자우림이나 윤도현 밴드 때와는 다르다. 밴드들끼리 붙는 경쟁이라면 자신들의 연주력만으로 승부를 보고 싶어하는 락 스피릿이 있을테니까.

(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시나위'. '블랙홀'. '블랙신드롬', '크라잉넛', '피아', '넬')

섭외할 밴드도 적지 않다. '부활', '백두산', '시나위', '블랙홀', '블랙신드롬' 등의 쟁쟁한 락밴드들 부터 '노브레인', '크라잉넛', '피아', '넬', 최근 인기상승 중인 '장기하와 얼굴들'까지. 그 외 재야의 수많은 고수들이 아직 눈에 불을켜고 살아있다.

그리고 자신들이 진짜 락밴드라고 생각한다면 '에프티 아일랜드'나 '씨엔블루'도 참여할 수 있지 않을까? 다른 추천 밴드들은 댓글로 올려주심 감사!!

어찌됐건 이런 밴드들의 모습이 경연이라는 틀에서라도 자주 보이게 되면 락팬들은 점점 늘어날 것이고 낙원상가도 악기를 사러 오는 사람들로 북적대지 않을까 한다. 솔직히 락밴드들이 보이밴드들 보다 더 멋지지 않는가 말이다.


MBC MUSIC 채널에 가져보는 나의 작은 희망이다. 

사족이지만 MBC MUSIC 개국 기념프로 '음악의 시대'. 정말 괜찮았다. 80년대 가수들이 보이지 않았던 것만 빼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