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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영화와 음악

다크 나이트 : 배트맨을 내세운 탐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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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기다리던 영화 '어둠의 기사'.
어머님의 배려로 마누라와 함께 아주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마누라가 '리뷰 쓸거야?'라고 물었는데 상콤하게 '시간 있으면..'이라고 대답. 결국은 시간이 생겨서 리뷰를 쓰게 됐네요.

배트맨의 최신작 Dark Night는 영화 제작 소식 때부터 기다려 왔던 영화입니다.(개인적으로 국내 영화사가 '배트맨 : 다크나이트'가 아닌 '다크나이트'로 제목을 정한 것에 화들짝 놀랐습니다.) '배트맨 비긴스'의 마지막 장면에서 '조커'에 대한 언급이 있었기에 후기작에선 '조커'가 출연할 것이라는 기대감. 또한, 잭 니콜슨의 조커 연기에 너무나도 열광했던 지라 다른 조커의 이미지는 어떨까에 대한 궁금증. 이런 것들이 '다크나이트'를 기대하게 만들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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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히스 레저가 조커로 캐스팅 됐다는 사실에 조금 갸우뚱도 했었습니다. 조커라는 인물이 워낙 뼛속까지 악당이기 때문에 그의 선한 얼굴이 잘 어울릴까 하는 생각이 강했기 때문이죠. 하지만, 결과는 홈런! 제 예상을 보기 좋게 담장 뒤로 넘겨 버렸네요.(조커는 정말 나쁜 놈입니다. 배트맨을 여러번 좌절 시키는 악당이죠. 후에 그는 '고든' 청장의 아내를 총으로 쏴 죽이고 딸을 하반신 불구자로 만듭니다. 거기다 2대 로빈을 때려 죽이기까지 하죠.)

저는 개인적으로 '조커'는 '배트맨'의 어두운 면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영화에선 조커가 범죄를 저지르는 이유가 정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원작을 보면 '브루스 웨인'과 같은 이유 때문에 범죄자가 됐으니까요.(브루스는 부모님 뿐이지만 조커는 더 심하죠.)

아무튼,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은 기존의 배트맨 시리즈와 많이 다릅니다. 단순한 블록버스터 액션 영화가 아니죠. 몇 몇 사람들은(우리 마누라를 포함해) 이리 꼬고 저리 꼰 이번 '배트맨' 시리즈가 돈 처들인 블록버스터 치곤 지루하다고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배트맨' 원작을 아시는 분이라면 이런 전개가 더욱 반가우실 텐데요. '배트맨'은 '슈퍼맨'류의 영웅 서사시와는 다르게 철저히 '탐정물'이기 때문이죠. 얼마 전 국내에도 정식 발간된 '배트맨 허쉬'를 보면 '슈퍼맨'이 배트맨에게 이렇게 이야기 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여전히 탐정이시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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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치고 패고 때려부수는 볼거리를 그대로 간직하지만 '조커'와 '배트맨'의 머리싸움을 멋지게 보여줍니다. 영화의 종반까지는 계속적으로 '조커'의 승리로 진행되며 그 사이 '하비 덴트'같은 희생자까지 나타나게 되죠.

원작이든 영화든 항상 우리의 '배트맨'은 악당의 계획에 질질 끌려다니다 막판 뒤집기로 한판승을 따게 됩니다. 그런 것이 보는 사람의 희열을 느끼게 하는 걸까요? 아무튼, 적은 손에 잡힌 것 같다가도 교묘하게 빠져나가게 되며 결국은 그 아슬아슬한 순간까지도 적의 계략이었다는 것에 순간 허탈해지기까지 합니다. 그러고 보면 '배트맨'에는 영리한 악당이 참 많이 나오는 것 같아요. ^^*

투 페이스의 이야기는 원작과 많이 다른데 나름대로 영화 스토리에 걸맞게 흥미진진하게 다뤄집니다. 투 페이스의 분장(혹은 CG)는 정말 멋지더군요. 원작과 같은 점이라면 약혼자를 잃은 아픔에 나쁜 놈이 됐다는 거죠. 원작을 보면 투 페이스가 사용하는 앞 뒤가 같은 동전은 모로니라는 악당에게 증거물로 빼앗은 것입니다. 그 중 한 쪽에 X표를 긋고 사용하죠. 원래는 아침에 동전을 던저 깨끗한 면이 나오면 착한일을 하고 X표 쪽이 나오면 나쁜 짓을 하는 설정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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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이 왠지 영화 리뷰보다는 원작과 비교쪽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다시 영화이야기로 돌아와 보죠. 이 영화를 제대로 즐기기 위해서는 블록버스터급 화려한 볼거리에 빠져서는 안되겠습니다.(홍콩까지 영화에 나온 것은 솔직히 좀 오버라 생각됩니다) 영상에 눈을 빼앗기다보면 명 배우들의 내면 연기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죠.

'조커'역의 '히스 레저'의 명 연기는 아카데미의 맘을 빼앗을 것이 분명합니다. 간간히 들리는 '조커' 특유의 웃음 소리도 너무 멋지며 그의 내면 연기는 지금까지 어떤 악당보다 훌륭합니다. 그와 대결하는 '브루스 웨인'역의 '크리스찬 베일' 역시 훌륭한 배우임에 틀림없습니다. '게리 올드만', '모건 프리맨', '마이클 케인'같은 명배우들은 영화의 방향타 같은 역활을 충실하게 해줍니다. 특히, '게리 올드만'같은 배우는 어쩜 그렇게 배역에 딱 맞는 연기를 해줄까요.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는.... '아론 에크하트'가 분한 '하비 덴트'가 조금은 가벼워 보이는 것이 흠이랄까요? 아! 거기에 매기 질렌홀로 연기자가 바뀐 '레이첼 도즈'가 갑자기 늙어버린 듯한 모습을 보이는 것도 조금 아쉽네요. 역시 '케이트 홈즈'에 비해 늙어보이긴 하죠. 77년 생이 그녀가 74년 생인 '크리스찬 베일'보다 누나 같아 보이니까 말이죠. 흠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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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작에서 누가 '조커'역을 맡을지 많이 궁금하네요. 아니면 '조커'를 없애버릴려나? '안젤리나 졸리'같은 배우가 다음작에 출연할지도 모른다는 후문이 들리던데... 어쩜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은 아카데미 주, 조연상 양성작이라는 칭호가 붙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