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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위로 걷다/영화와 음악

같은 제목 다른 느낌 "Over the Rainbow"

달력을 아무 생각 없이 쳐다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9월. 그것도 이제 며칠 남지 않았다니….
아무쪼록 음악산책 애독자 여러분들은 남은 9월 잘 마무리하시기를 바랍니다.

이번에 고른 곡은 1938년 Harold Arlen의 손에서 만들어 져서 영화 Wizard of Oz에서 주디 갈란드의 깜찍하다 못해 소름이 돋는 목소리로 유명해진 Over the rainbow입니다.

이 곡은 특히나 장르를 넘나드는 명곡으로 아주 유명해 재즈 부분뿐 아니라 락이라는 장르 안에서도 상당히 많은 이들의 연주로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락의 명그룹 Rainbow의 그룹명 자체도 이 곡에서 따 왔으니 말 다한 거죠?

그럼 이번에 소개할 Over the rainbow를 연주한 아티스트들을 보도록 할까요?


1. 신관웅

한국 재즈 피아노계의 살아있는 전설 (너무 거창하다고요? 하지만 그렇게 이야기할 수밖에 없어요.) 신관웅 씨의 앨범 Friends앨범 중에서 입니다. 이 앨범 처음 나올 때 얼마나 설레였던지…. 40여년 동안 재즈 피아노 연주에만 전념해온 그의 모든 면이 담겨 있는 이번 앨범에서 그는 Over the rainbow를 다시금 연주했습니다. 역시 국내 세션의 최고봉인 김희연 씨와 장응규 씨의 드러밍과 베이스에 어울려진 이 곡은 충분히 한국재즈가 세계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여실하게 증명해줍니다 (곧 빌보드 재즈 차트에 한국인 이름도 오를 거라니까요.)


2. Sarah Vaughan

역시 이 곡의 보컬은 여성의 목소리에서 울려 퍼지는 느낌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사라 본은 그의 많은 공연과 앨범에서 이 곡을 노래했는데 특히 그녀의 부드러운 바이브레이션과 감미롭고 약간은 중성적인 목소리는 Over the rainbow의 보컬 버전 중에 주디 갈란드 다음으로 최고라고 감히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뭐, 지극히 개인적인 이유에서요. 하지만 여러분도 들으시면 고개를 끄덕이실 겁니다. 반주로 사용된 피아노, 색소폰, 트럼펫 모두가 너무나도 아름답게 어울리는 곡입니다.


3. 이은미

이은미가 정확하게 무슨 음악을 하는 가수라고는 이야기하기 힘들어요. 발라드에, 락에, 소울 등등등 하고 싶은 건 다 하는 게 아닌가 해요. 지금 그녀는 소울 음악을 하고 싶다고 이야기를 하지만 정확하게 소울 가수라고 하기도 애매한 그런 가수죠. 한 때 그녀는 자신이 사라 본을 가장 존경하며 그녀와 같은 음악과 노래를 하고 싶다고 이야기한 적이 있어요. 그래서일까요? 이 곡을 들어보면 약간은 사라의 영향이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다시피 느껴지곤 합니다. 기타 연주의 전주로 시작되는 이곡은 기본적인 반주에 이은미의 힘 있고 자유분방한 노래가 울려 퍼지는 곡입니다. 개인적으로 추천 버전이지요.


4. Chet baker

어떤 곡도 자신만의 그 우울한 분위기를 가득 담아 연주하는 Chet Baker. 그가 연주한 이 Over the rainbow는 같은 트럼펫이면서도 Miles Daives가 연주한 그것과는 정말 많은 차이점을 나타냅니다. 그게 바로 Jazz의 매력이 아닐까요? 흐느끼듯 불어대는 트럼펫에서 Chet은 무지개 넘어 어딘가를 찾는 것이 아닌 이제 무지개를 등지고 돌아가는 듯한 느낌을 가져다줍니다. 그러면서도 깔끔하고 부드러운 느낌, 그러니까 아주 예쁜 기분을 안겨주는 것은 Chet만의 장기가 아닐까요? 언제나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주는 그런 느낌의 연주입니다.


5. Frank Sinatra

프랭크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재즈라는 생각보다는 스탠더드 팝이라는 생각이 더 들어요. Over the rainbow 역시 가장 스탠더드 하게 부른 가수가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주디 갈란드가 부른 버전과 비교해 봤을 때(너무 이 아줌마 버전을 들먹거리는 것 같지만 정말 이 아줌마가 가장 기준이라고 생각합니다.) 특별하게 다를 것이 없다는 느낌이 들면서도 프랭크 자신만의 특성을 잘 살린 보컬이 돋보이는 버전입니다. 코러스도 멋지고(사실 촌스럽지만) 반주도 나름대로 들어줄만합니다. 


6. Tori Amos

2살 때부터 피아노를 치다가 레드 제플린에 매료되어 록음악과 팝음악을 시작한 여자가수 답지 않게 라이브 버전인 이 곡에선 충분하게 jazzy한 보컬을 들려줍니다. 간결한 피아노 반주안에서 부르는 이 곡은 그녀의 정규 앨범이 아닌 Hey Jupiter 라는 e.p.에서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실력있는 가수는 어떤 장르의 음악을 해도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원곡의 분위기를 망치지 않는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이 곡만 들어보면 이 여가수가 락 가수라는 것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