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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위로 걷다/영화와 음악

기분좋은 예술 판타지. 'Midnight In Paris'

오랫만에 영화 리뷰를 써 보는 것 같네요.
그 동안 본 영화는 많은데 딱히 감탄사를 내 뿜었던 영화는 없었기(게을러서..) 때문인가 봅니다.
그러다 정말 제 맘에 쏙 드는 영화를 봤어요. 최고의 희극배우이자 영화감독인 우디알렌의 작품 'Midnight In Paris'
국내에 개봉을 했는지는 모르겠네요. 개봉 소식을 본 적이 없어서. 근데 이런 영화는 문학, 예술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꼭 봐야하는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현실에 만족하고 있지 못 한 예술가들에게도 마찬가지고요.


위 사진은 영화의 첫 장면입니다. 모네의 그림이 떠오르시지 않나요? 사실 모네가 그림을 그리던 곳이랍니다.
영화 시나리오작가이자 소설작가인 주인공 길이 자신의 약혼녀에게 이 호수를 보여주며 자신의 헐리우드 집을 처분하고 이 곳에서 살고 싶다고 하죠. 그러자 약혼녀는 '자긴 환상에 빠졌어'라고합니다. 예술 판타지에 빠져 있는 남자. 그리고 지극히 현실적인 여자. 둘은 행복할 수 있을까요? 영화는 이런 고민을 가지고 시작합니다.

결국 이 친구 약혼녀와 떨어져 심야의 파리거리를 혼자 걷게 됩니다. 이 영화가 판타지 영화라고 했죠? 여기서 부터 길의 시간여행이 시작되며 문학, 예술광들이 한 번씩은 꿈꿔봤던 삶을 체험하게 됩니다.


과거에서 만난 첫 번째 사람은 누굴까요? 위 사진의 맨 왼쪽에 있는 사람.  바로 겟츠비의 아버지입니다. 소설가 지망생이 핏제랄드를 직접 만나다니. 이 얼마나 가슴벅찬 일일까요? 여기에 등장하는 인물은 이 사람이 다가 아닙니다.


멋진 남자 헤밍웨이. 콜 포터. 파블로 피카소. 그리고 살바도르 달리까지 출연합니다. 달리는 딱 보면 '아! 달리다'라고 느낄만큼 훌륭합니다. 파리에 옹기종기 모여있는 문학적, 예술적 위인들이 직접 내 뱉는 생각들. 실제로 저랬을까 생각되기도 하지만 아니면 좀 어때요? 실제라고 생각하고 보게 되면 정말 멋지지 않나요?

예를 들어 극 중 헤밍웨이는 소설가 지망생 길에게 멋들어진 말을 합니다. "형편없는 주제는 없소. 스토리가 진실하고... 산문체가 깔끔하고 솔직하고 억압받으며 용기와 품위를 단언하면."이라고. 오~ 얼마나 힘이 되는 말입니까?

또, 이런 어려운 말도 합니다. " 진실한 참 사랑은 죽음을 중단시키고 비겁함은 사랑 않거나 잘 사랑 하지 않는 거요. 다 같은 거라 믿소. 용감하고 진정 죽음을 직시할 수 사람이면. 진정 용감한 코뿔소 사냥꾼이나 벨몬테처럼. 그건 그 사랑이 아주 열정적이라 죽음을 마음에서 밀어내서요. 끝내는 죽음이.누구나처럼 돌아오죠. 그럼 멋진 섹스를 또 해야하는 거요."

아마 이 말은 해석이 제대로 된 것은 아닌 듯 하지만 의미는 정말 멋지다 생각됩니다.




뭐 결국에 가서는 영화의 주제 '우리는 늘 과거의 판타지를 꿈꾸지만 현실보다 좋은 과거는 없다.'정도를 보여주긴 합니다. 하지만 주제와 상관없이 영화 속의 너무 멋진 언어들과 아름다운 파리의 모습에 푹 빠져 감상했습니다. 그것도 현실과 과거를 함께. 여러분도 그런 기쁨을 만끽하시길 바래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