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가수다’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나는 가수다’의 포멧이 과연 옳은 것인가 그른 것인가에 대한 논쟁이 뜨거운 것 같다. 노래 안 되는 김장훈이야 그렇다 치고 조용필, 신중현 같은 전설들까지 반대의 목소리를 내셨다니 서운하기까지 하다. 죄송하지만 대한민국 정치권과 마찬가지로 대안없는 비판일 뿐이라 생각마저 든다.
물론 그분들의 말도 틀린 것은 아니다. 예술은 줄을 세울 수가 없다. 신인가수의 오디션도 아니고 이미 가창력으로 검증 받은 가수들을 몇 명의 심사단의 평가로 ‘탈락’이라는 멍에를 씌우다니. 충분히 기분 나쁠 법도 하다.
근데 이렇게 생각해 보자. 그 가수들이 그만큼 뛰어난 가수였다는 것을 홍보할 기회가 있었는가? 아니 그런 가수들이 우리나라에 널려있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얼마나 있었을까? 확실하진 않지만 그날 심사단으로 왔던 사람 중 참가자의 라이브를 처음 들어본 사람도 무지기 수일걸?
우리나라 가요 프로그램을 보면 10대들이 보는 순위 프로그램에선 ‘나는 가수다’에 출연하는 진짜 가수들의 얼굴을 보기 쉽지 않다. 그들을 보려면 모두 잠든 후에 조용히 방송하는 심야 프로그램에서 확인해야 한다. 이연우? 정엽? 아는 이보다 모르는 이가 더 많은 것 사실 아닌가? 그나마 조용필, 신중현님 같은 소위 말하는 레전드들의 노래를 TV를 통해 들어본 것은 사춘기가 지난 후에는 기억에 없는 듯 하다. 라이브를 보라고? 1000회 이상 공연을 했던 고 김광석의 공연도 찾아가 본 것이 10회 남짓 뿐이다. 그나마 지방에 사는 직장인들은 제대로된 공연을 보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어찌됐건 ‘나는 가수다’는 가뭄 속의 단비다. 진짜 노래를 듣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최고의 무대를 전해주고 있다. 탈락이라는 멍에? 창피? 1차 탈락자인 김건모가 충격을 먹어서 그렇지 그가 7명의 가수 중 노래를 가장 못 해 떨어진 것도 아니않나? ‘나는 가수다’는 다큐가 아닌 예능이다. 그걸 다큐로 받아드리니 문제가 생겼을 뿐이다. 춤은 잘추고 예쁜데 노래는 잘 못한다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가수로썬 더 큰 멍에고 창피다.
얼마전 회사 동료가 이런 말을 했다. ‘예전엔 슈스케를 보면서 심사위원 욕을 많이 했다. 내가 보기엔 노래를 곧 잘하는 오디션 애들을 왜 그리 갈구나 하고. 근데 나는 가수다를 보니 차원이 다르긴 하더라’라고. 그 말을 듣고 나는 무릎을 탁 쳤다. 이 프로그램이 제대로 방향을 잡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
난 그룹 부활을 홍보하기 위해 예능을 시작했다는 김태원이 너무나 위대해 보였다. 얼마 전 쟁쟁한 기타리스트들이 모여 개최된 게리무어 추모공연은 개인적인 생각에 전적으로 김태원의 공이다. 그가 예능을 하면서 부활이란 그룹을 재조명하게 하고 기타리스트에 대한 생각을 다시금하도록 했다. 수면 밑으로 가라앉았던 락음악은 다시금 고개를 들기 시작했고 기타리스트들은 다시 기타를 들었다.
나는 ‘나는 가수다’가 그 동안 잊혀졌던 명가수들을 대중 앞에 세워주고 가수는 노래를 잘 해야 한다라는 아주 간단한 진리를 다시금 깨우쳐 줄 것이라 굳게 믿고 있다.
그리고 자신 없으면 출연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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