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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위로 걷다/영화와 음악

기억속의 멜로디(90년대 초반 추억의 가요들)

소설님의 싯구에 가슴저리고 베르테르의 편지에 눈시울 적시던.
아직 농구대잔치가 열리고 허,동,만 트리오가 현역이던 시절. 강호동도 그땐 시름선수였는데...
 
그래. 1990년대 초반 나의 고딩어 시절은 가장 감수성이 풍부하고 건강했던 시기였다.
물론 건강했던 시기였다고는 하나 다른 남자애들에 비해 활동적이지 못했던 나에게 책과 음악은 최고의 친구였다.
그래서였을까? 그 시기에 들었던 음악들이 가장 오랫동안 기억에 남는 것은.
당시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던 인기팝은 지금도 간혹 들리곤 한다.
Michael jackson, Michael Bolton, George Michael의 3M을 비롯해서 GN'R, Skidrow, Bonjovi 등의 락밴드들.
그런데 나의 고딩어 시절의 가슴을 촉촉혀 적셔줬더 감성가요들은 다들 어디로 간걸까?
 
70년대 중반 태생이며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반에 고딩어 시절을 보냈던 사람이라면 소위 말해 '추억돋는' 그런 가요들.
기억속의 멜로디를 끄집어 내어 보고 싶다.
당시에는 이승환, 신승훈 등 지금에도 열심히 활동하는 가수들이 빅히트를 치고 있었지만 조금 잊혀진 그런 이름들을 꺼내보자.
 
015B - 텅빈 거리에서

 
국내 최초(맞겠지?)로 객원싱어를 영입해 음반을 만들어 화재가 됐던 무한괘도 출신 '정석원', '장호일'의 그룹 015B의 1집 타이틀곡.
객원가수 중 가장 성공했던 윤종신의 실질적 대뷔곡. 지금의 윤종신을 생각하면 안되지. 그 땐 얼마나 가녀린 미성이었는데...
내 영원한 18번. 그 땐 공중전화 요금이 20원이었다. 가사 내용 중 '외로운 동전 두개 뿐'이라는 가사는 지금 세대는 이해 못 하겠지.
 
김민우 - 휴식같은 친구

 
사랑일 뿐이야. 입영열차 안에서. 등등
당시 김민우는 국내 최고의 가수였다. 소속사의 권유로 군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굉장히 롱런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휴식같은 친구는 당시 CF의 BGM으로 사용되며 특히 인기를 누렸는데 반전이 멋진 곡. 지금 들어봐도 훌륭한 곡이다.
'너는 언제나 나에게 휴식이 되어준 친구였고~~~' 아! 그때 노래방에서 친구들과 합창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박준하 - 너를 처음만난 그때

 
기억하는 사람들 많이 없겠지만 박준하라는 가수도 '너를 처음만난 그때'라는 발라드로 90년대 초반을 휘저었던 가수다.
이 곡 말고도 '지금까지와는 달라'라는 곡도 상당히 인기가 있었는데... 2집 이후로는 조용히 사라져버려서 지금은 사람들 기억 속에서도 가물가물
하지만 이 곡을 들어보면 90년대 초반의 플라타니아 나무 그늘이 생각날껄?
 
푸른하늘 - 우리모두 여기에

 
유영석이라는 아티스트는 '오빠밴드'라는 연예프로 때문에 요즘 세대도 조금은 알고 있지만 푸른하늘은 잘 모를꺼다.
90년대 초반에는 특히나 얼굴없는 가수가 많았던 것 같다. 지금처럼 비디오로 승부하던 시대는 아니었으니.
장필순, 박학기. 이름만 들어도 감회가 새로운 아티스트 들이 모여 불렀던 '우리모두 여기에'. 인트로 부분의 장필순씨 목소리는 지금 들어도 소름돋는다.
 
강수지 - 흩어진 나날들

 
내 친구 녀석은 이 앨범을 테잎으로 3개인가 4개인가를 구입했다. 이유는? 너무 들어서 테잎이 늘어지는 바람에.
90년대 초반 가요계 최고의 여신은 강수지가 아니었을까? '보라빛 향기'의 풋풋함을 넘어 감성적인 발라드로 오빠, 남동생들을 사로잡았던 곡.
하수빈이라는 아류도 나오긴 했지만 윤상이라는 든든한 백그라운드가 있는 강수지의 아성을 무너뜨리기엔 역부족 이었다.
 
전유나 - 너를 사랑하고도

 
'너를 사랑하고'도 한 곡으로 아직도 기억되는 전유나. 사실 전유나의 얼굴까지 기억하는 사람은 없으리라.
최근에 누가 이 곡을 리메이크 한 것도 같던데.. 아무튼 당시에 이 곡 노래방에서 한 번 안 불러본 여성 없으리라.
1969년생으로 대학가요제 출신의 기대주였는데.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 계시나요?
 
이주원 - 아껴둔 사랑을 위해

 
장동건이란 배우를 세상에 알려준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의 주제가. 이 곡 하나로 이주원이란 가수가 탄생했다가 사라졌다.
정말 많이 따라 불렀더 기억이 난다. 당시엔 질투, 마지막승부 등 드라마 주제가의 인기가 참 많았는데...
노래도 좋고 이주원이라는 가수도 훤칠하니 스타성이 조금 있었는데 이 곡이 너무 좋았던 모양이다. 후속타는 완전 실패.
 
피노키오 - 사랑과 우정사이

 
K2의 김성면이 몸담았던 그룹 피노키오. 1집의 히트곡 '사랑과 우정사이'는 당시 많은 녀석들에게 공감을 얻는 가사 내용이었다.
머리 긴 여자들은 이 노래를 들으며 어찌나 머리를 쓸어 올리던지...
나중에 김성면이 K2 2집에서 리메이크를 하지만 깜찍한 느낌은 피노키오의 곡이 더 좋은 듯.
 
김현식 - 내 사랑 내곁에

 
지금은 추모 앨범이니, 아들의 가수 데뷔니, 김장훈과 연관성 등 많이 이슈로 부각되긴 하지만.
당시에도 김현식은 그리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가수는 아니었다. 오히려 사후 유작이었던 이곡 '내 사랑 내곁에'가 나온 후 뜨기 시작했달까?
그런데도 불가하고 현재에는 '비처럼 음악처럼'에 밀려 많이 들리지 않는 곡이다. 하지만, 당시 고딩어들에게 정말 인기 있던 곡.
 
이 외에도 김광석의 사랑했지만, 김현철의 춘천가는 기차, 신해철의 슬픈표정하지 말아요, 이현우의 꿈, 이덕진 내가 아는 한가지, 신성우 내일을 향해서 등등
셀 수 없는 많은 곡들이 그 시절 고딩어였던 나의 추억에 남아있는 멜로디 들이다.
가끔은 먼지쌓인 LP들을 들어 추억에 잠겨본다. 음악 만큼 시간을 돌려주는 타임머신이 또 있을까?

근데 내 글에는 왜 이렇게 댓글이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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