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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위로 걷다/영화와 음악

GN'R - Chinese Democracy : 돌아온 것이 아니라 새로 태어났다.

2008년은 해비메탈 재기의 해라고 봐도 무방하겠다.

AC/DC가 앨범 Black ICE로 차트를 휩쓸었고 Metallica는 Metal God이라는 칭호에 걸맞는 신작 Death Magnetic의 발표로 팬들을 휘어잡았다. 거기에 큰 파장을 일으키진 못했지만 Extreme이 13년 만에 4집 Saudades de Rock로 돌아와 Metal 팬들의 기대에 부응했다는 것도 기분좋은 소식이었다.

또한, 단 1회였긴 했지만 Heavy Metal의 원조격인 Led Zeppelin의 재결성 공연까지 있었으니 Metal 팬들에게 2008년은 매우 즐거운 한 해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 2008년이 마감될 시점인 11월. 마치 단비가 내리 듯 Guns N' Roses의 17년 만의 신보 'Chinese Democracy'가 발매됐다.

기다림에 지쳐 이제는 거의 포기 수준까지 왔던 그들의 신보를 기대반 우려반의 심정으로 손에 쥔 사람은 오직 나 뿐만이 아니었겠지?(근데 이 앨범자켓과 로고는 뭐냔 말이다. 으~~ 民主라는 한자는 참 거시기 하다)

(솔직히 이 앨범 커버나 저 로고는 맘에 들지 않는다. 아우~~)

그간 GN'R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올 때마다 가장 아쉬웠던 것은 앨범 발매가 늦어지는 것도 아니고 Axl의 빵빵해진 몸매도 아니었다. 오직 GNR에서 Slash가 빠져나간 것에 대한 아쉬움. 그것 뿐이었다. 그런 이유로 이번 새 앨범의 빠빵한 라인업에도 불과하고 불안감이 컸다. Axl이 없는 Slash도 뭔가 비어있는 느낌을 주었으니(솔직히 Velvet  Revolver는 1, 2집 모두 약 20% 부족한 느낌이었다) Slash가 없는 Axl도 당연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말이다.

잔뜩 오감을 곤두세우고 이번 앨범을 들어본 결과 새로워진 그들의 로고(개인적으로 맘에 정말 안 든다)만큼이나 NEW GN'R의 포스로 채워져 있다 느꼈다. 과거 Slash의 묵직하고 블루지한 사운드를 좋아했던 GN'R팬이라면 단박에 짜증을 낼 수도 있을만한 사운드다. 음악들은 과거에 비해 Heavy해지긴 한 것 같으나 뭔가 묵직한 맛은 떨어지는 듯 하다.(Heavy나 묵직이나 비슷한 의미로 들릴 수 있겠지만 음반을 들어보면 안다. 그게 무슨 뜻인지)

하지만, 앞의 이유를 제외하곤 상당히 멋진 앨범이라는 것에 이의를 제기할 순 없을 듯 하다. 그렇다 돌아온 것이 아니라 새롭게 태어났다고 생각하면 꽤 괜찮은 앨범이다.(돌아온 GN'R이라는 수식어는 오히려 Velvet Revolver에 어울리지 않았나 싶다)

Axl의 목소리는 전성기에 비할바는 아니지만 여전히 특유의 마성을 힘차게 뿜어내고 있다. 사운드 역시 Slash와 Duff에 대한 추억을 제외하곤 최상이라 평하고 싶다.

앨범 속지나 여타 리뷰를 보면 과거 GN'R의 히트곡에 비견해 이번 앨범의 곡을 평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개인적으론 이번 앨범을 제대로 감상하기 위해선 과거 GN'R은 잊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기존 라인업의 붕괴에 따라 음악성의 변화는 충분히 예상했던 바. 과거의 영광에 억지로 끼워맞추고자 하는 것 보다는 새로운 GN'R(그래서 로고도 바뀌지 않았는가 말이다)에 대한 기대감으로 음악을 들었으면 한다.

이 앨범에 참여한 여러 기타리스트들이 Slash와 비교해 뛰어나다 혹은 부족하다라고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그 것은 기타리스트 외 다른 맴버들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그리워하는 Slash는 이제 GN'R에 있지 않다. 하지만 새로운 GN'R은 그 나름대로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을 사운드로 돌아왔다. 그냥 그렇게 느끼고 싶을 뿐이다.

(해외 앨범 사이트에선 초기에 이 커버를 함께 선보였다. 개인적으로 이 커버가 100배 더 좋은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