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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위로 걷다/영화와 음악

트랜스포머3 감상기.


왜 마이클베이의 뜻 대로 2D로 만들도록 놓아두지 않았는가. 시리즈 최초로 3D를 선택했지만 결과는 처참하다. 트랜스포머는 정말 3D와는 맞지 않는 영화였던 것 같다.

지난 토요일 아이 둘을 처제에게 맡기고 고대하던 이 영화를 보러 갔다. 순전히 볼거리를 위해 만들어진 영화. 때문에 큰 돈 들여 IMAX 3D를 선택해 관람을 했다. 그날 처음 알았다. 3D가 영화를 망칠 수도 있다는 것을.

IMAX로 봐도 트랜스포머3D는 집에서 42인치 LED TV로 보는 것 이상의 웅장함을 느끼기 힘들었다. 3D는 로봇들을 페이퍼 크라프트(종이인형)처럼 느끼게 했고 미군의 윙슈트 다이빙을 날다람쥐처럼 느끼게 했다. IMAX로 봤는데도 이 정도의 규모감이었는데 일반 극장화면에선 얼마나 허접해 보였을까 생각하니 답답했다.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영화 후반부 시카고의 건물을 휘감았던 로봇은 디워의 이무기 이상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냥 2D IMAX로 봤다면 정말 멋졌을 것 같지만.

아바타 때도 느꼈지만 3D는 규모감을 축소시키고 색감을 반감시킨다. 피라냐나 스탭업같은 영화에선 규모나 웅장함을 느낄 필요가 없기에 별 문제가 안 되겠지만. 트랜스포머에선 아니었던 것 같다.

영화 개봉 전 샘의 부모가 나오지 않는다 해서 반가워 했는데 어김없이 출연해 영화의 집중도를 떨어 뜨린다. 전반적으로 신규 캐릭터(인간)은 병맛이다. 마치 한겨울의 선풍기 같은 느낌이다. 그 외에도 영화 전반적으로 설명되지 않은 극전개라던가(범블비 외 2명(?)의 오토봇은 어떻게 포로가 됐는가 등등) 스토리는 정말 2편보다 더 황당하다.


하지만 로봇들은 여전히 멋지다. 눈을 호강시키기 위해 찾은 영화관인 만큼 로봇들의 모습에 감탄사는 절로 나온다. 역시 남자의 로망은 로봇이었던 걸까? 매가트론의 신 캐릭터 쇼크웨이브는 정말 멋지다. 거기다 새롭게 추가된 벤츠나 페라리는 남성들의 가슴을 두근거리게 한다.


새롭게 합류한 여 주인공인 로지 헌팅턴 휘틀리는 우려와 달리 매우 섹쉬한 모습을 보여준다. 1, 2편에서 보여준 메간폭스에 비해 약간 부족한 느낌은 들지만 길죽길죽해서 시원시원하다. 그럼 여성들은??? 모르겠다. 환호성을 지를만한 대상은 적다. 그 외에 역시 린킨파크의 OST는 최고라고 생각된다.

전반적으로 스토리에 대한  기대는 아예 없었기에 내용에 대한 불만은 없다. 하지만 3D를 선택한 것이 이렇게 영화를 말아 먹을 줄은 상상도 못 했다. 마이클 베이와 샤리아 라포트는 이제 트랜스포머를 떠난다니 오히려 다행이라 생각될 정도다.

결론적으로 이 영화를 보려면 2D로 보길 바라며 굳이 3D로 보겠다면 IMAX를 택하길 추천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