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위클리사이언스뉴스 김상현입니다.
웨어러블 로봇하면 어떤 생각이 나시나요? 영화 아바타에 나왔던 AMP 슈트나 아이언맨 슈트가 제일 먼저 생각나시죠? 우리 현실에도 이와 비슷한 로봇들이 많이 있다는 것 알고 계셨나요?
AMP 슈트나 아이언맨 슈트 모두 인간을 뛰어넘는 능력을 부여하기 위해 보조 기구로 사용하죠? 현재 개발 중인 웨어러블 로봇들도 대부분 비슷한 이유로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몸이 불편한 장애우들을 정상인처럼 살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웨어러블 로봇 기술의 자웅을 겨루는 국제 대회가 있습니다. 이름 하여 사이배슬론 대회인데요. 이곳에 출전해 세계 속에 한국의 로봇기술을 뽐낼 웨어러블 로봇이 KAIST에서 개발됐습니다.
KAIST는 기계공학과 공경철 교수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세브란스병원 나동욱 교수가 함께 만든 웨어러블 로봇 ‘워크온슈트 4’가 ‘사이배슬론(Cybathlon) 2020’ 대회에 출전한다고 공개했습니다. 워크온슈트 4를 입고 대회에 참가할 15인의 선수들도 뽑았습니다.
사이배슬론은 인조인간을 뜻하는 ‘사이보그’와 경기를 의미하는 라틴어 ‘애슬론’의 합성어입니다. 2016년에 세계 최초로 시작한 로봇-장애인 융합 국제 올림픽이죠.
워크온슈트 4는 이 대회에 참가하기 위해서 새롭게 개발한 모델입니다. 참가 종목은 하반신 완전마비 장애우가 로봇을 착용하고 도전적인 장애물을 통과하는 경기인 웨어러블 로봇 종목입니다.
워크온슈트 4는 두 다리를 감싸는 외골격형 로봇인데요. 모터를 이용해서 하반신을 전혀 사용하지 못하는 장애우들의 움직임을 도와줄 수 있습니다. 이 로봇을 입으면 하반신 완전마비 상태에서도 일어나서 걸을 수 있는 건 물론이고 계단이나 오르막, 반대로 내리막도 쉽게 이동이 가능합니다. 문을 열거나 험지를 오르는 일도 거뜬히 해 낼 수 있습니다.
웨어러블 로봇은 보통 수십 kg에 달하는 무게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하반신 마비가 된 분들이 약해진 근육량으로 오래 사용하기가 불가능했죠. 하지만 워크온슈트 4는 인간의 균형감각을 흉내내서 로봇의 무게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설계해 문제 해결에 나섰습니다. 개인 맞춤형으로 신체 각 부위에 딱 맞는 탄소로 제작한 착용부를 만든 다음에 로봇 관절의 기준 위치를 조절해서 무게중심을 정밀하게 맞췄는데요. 이게 무거운 로봇을 편하게 움직이는 데 큰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또, 여러 가지 외부 요인을 자동으로 관측하고 제어하는 기술도 포함했습니다. 그래서 상황에 따라 로봇이 제공하는 보조력이 크게 변화합니다. 워크온슈트 4는 로봇이 착용자가 30보 정도 걸을 때의 가장 적합한 보행패턴을 찾아서 제공해 준다네요. 이런 기술들의 힘입어 이 로봇을 입고 1분에 40m 이상을 걸을 수 있게 됐다고 합니다. 이런 기술 대부분을 다 국산 기술로 완성했다니 놀랍니다.
아무튼 이런 획기적인 기술을 이용해서 하반신 마비 장애인들이 웨어러블 로봇을 착용하고 장시간 걷거나 설 수 있도록 월등하게 기능을 끌어올렸고 연속보행 시 1분당 40m 이상을 걸을 수 있게 된 성과도 거뒀다. 일반인은 1시간에 4km 정도를 걸을 수 있죠? 워크온슈트 4를 입으면 1시간에 그러니까 40x60 해서 2400m, 즉 2.4km를 걸을 수 있으니까 일반인과 큰 차이가 없다고 봐야할까요? 아무튼 이 기록은 하반신 완전 마비 장애우 보행 기록 중에서 가장 빠른 속도라고 하네요.
로봇의 구조설계와 시스템 소프트웨어는 두 교수님께서 함께 창업한 ㈜엔젤로보틱스에서 주도했습니다. 공학적 설계와 제어는 공경철 교수가, 보행 보조기로서의 구조와 대상자를 위한 필수 기능 등을 점검하는 생체역학 분야는 나동욱 교수가 분담해 맡았습니다. 영남대학교 로봇기계공학과와 ㈜에스톡스도 개발에 참여했습니다.
워크온슈트 4가 참여하게 될 웨어러블 로봇 레이스는 총 6개의 장애물을 거쳐 결승지점으로 가야 합니다. 먼저 소파에서 일어서서 컵을 쌓은 후 지그재그로 놓여있는 장애물을 지나가고 험지를 통과한 후 계단을 오르고 내려와야 합니다. 경사가 옆으로 되어 있는 곳을 지나가야 하고 일반 경사로와 문을 통과해 골로 들어가는 것 까지가 임무입니다.
우리나라를 대표해서 경기에 출전할 선수는 이미 지난 2월에 뽑혔는데요. 2분 24초와 3분 35초의 기록으로 4개의 미션을 완수한 김병욱 씨(남, 46세)와 이주현 씨(여, 19세)가 주인공입니다.
개인 맞춤화가 중요한 만큼 이미 워크온슈트 4의 모든 부분이 두 선수의 개인적인 특성에 맞춰져 있습니다. 선발 이후 꾸준한 훈련을 거쳐서 두 선수 모두 6개의 모든 미션을 5분대에 통과할 정도로 기록이 좋아졌다고 하네요.
지금까지는 미국팀과 스위스팀이 4개의 미션을 6분대에 수행하는 기록을 공개한 것이 최고 기록입니다. 그러니까 충분히 금메달을 노려볼 수 있겠죠? 김병욱 선수는 2016년 1회 대회에서 동메달을 딴 경험이 있으니 더욱 기대가 됩니다.
두 선수 모두 파이팅입니다. 여러분도 댓글로 응원해 주세요.
그리고 공 교수님의 인터뷰를 보면 범용 워크온슈트 개발을 올해 안에 마칠 예정이라고 하니까 많이 기대됩니다. 거기다 이 기술은 하중을 100kg까지 버틸 수 있기 때문에 보행 보조 말고 근로자들의 작업 지원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군요. 아이언맨 슈트까지는 아니지만 아바타에 나온 AMP 슈트 정도는 금방 나올 수 있을 것 같네요.
올해 열리는 사이배슬론 2020은 25개국 66개 팀이 참여해서 오는 9월에 펼쳐집니다. 공식 홈페이지는 아래 적어 놓을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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