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에 다니던 시절 록 음악을 즐겨듣기 시작하면서 이런저런 분석의 재미에 빠져 있었다. 연주자가 누구인지 작, 편곡은 누가 했는지 심지어는 어떤 브랜드의 악기로 연주했는지까지 꼼꼼히 분석했었다. 물론 지금은 그러한 노가다는 포기한 지 오래지만 그런 분석을 하면서 얻은 성과라면 곡 전체를 좋아하기도 하지만 일부분에 필이 꽂히는 경우도 생겼다는 것이다.
그중에서 특히 곡의 중간 부분에 등장하는 기타 솔로의 매력은 거부할 수 없었는데 30대가 된 지금에도 멋진 기타 솔로를 들을 때면 온몸의 전율을 실감할 수 있다. 그것이 팝이든 록이든 재즈가 됐든 간에 말이다.
1.Bryan Adams - Have You Ever Really Loved A Woman(Paco De Lucia)
영화 돈 쥬앙의 사운드트랙에 삽입된 이 곡의 기타 연주는 Paco De Lucia라는 기타리스트가 맡았다. Spanish 기타의 거장, 모던 플라밍고 기타의 완성자라는 칭호가 무색한 이 기타리스트는 Bryan Adams의 이 곡을 차트 1위에 올리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음이 분명하다. 오프닝과 간주에서 들려주는 기타 솔로는 집시들의 감성이 그대로 느껴지는 연주로 감미로움이 가슴 속까지 전해져 온다.
2.Eagles - Hotel California(Joe Walsh & Don Felder)
언제나 뛰어난 기타 솔로를 이야기할 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곡이다. 제임스 갱 출신의 걸출한 기타리스트 Joe Walsh와 Don Felder가 주고받듯이 연주하는 이 솔로는 어떻게 두 대의 기타로 솔로잉을 해야 하는지 교과서 같은 연주를 보여준다. 특히 1996년 재결합 공연 시 연주했던 어쿠스틱 기타 연주는 당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었던 팝 영상 중 하나였다.
3.Michael Jackson - Beat It(Eddie Van Halen)
Michael Jackson의 가장 성공적인 앨범(상업적으로도 음악적으로도) Thriller에 수록된 곡. 개인적으론 Billie Jean 및 Thriller와 같은 퍼포먼스가 부족했을 뿐 음악적으로는 이 앨범 최고의 명곡으로 꼽는다. 초반부에 나오는 기타 리프도 상당히 매력적인데다가 단 10분 만에 녹음을 마쳤다는 기타 솔로 부분은 가히 예술이라 할 수 있다. 이 연주는 기타의 기린아 Eddie Van Halen이 맡았는데 Quincy Jones라는 프로듀서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했던 조합이 아니었을까 한다. 덕분에 Michael은 이후 당 시대 최고 기타리스트를 앨범에 참여시키는 데 맛을 들인 듯하다.
4.Led Zeppelin - Stairway To Heaven(Jimmy Page)
영화 웨인즈 월드에서 기타 가게 직원이 연주를 만류했던 솔로잉. 하도 많이 들어서 지겹다는 식이었는데 그만큼 유명한 솔로 연주다. Jimmy Page는 이 곡을 녹음하면서부터 Led Zeppelin의 대표곡이 될 것이라는 자부심을 느꼈다고 한다. 12 현 더블넥 기타로 연주하는 이 곡은 솔로 부분에선 6 현으로 돌아온다. 부드러운 초반부와 휘몰아치는 후반부를 적절하게 연결하는 솔로잉은 현재까지도 기타 키드들의 가장 많은 연습곡으로 자리 잡고 있음이 분명하다.
5.Guns N Roses - November Rain(Slash)
이 곡의 솔로부분을 좋아하는 건 아마도 뮤직비디오의 영향이 큰 듯하다. 결혼식을 진행하는 교회에서 털털하게 걸어나와 미친 듯이 연주하는 Slash의 기타. 깁슨 기타의 장점을 가장 잘 표현한 연주가 아닐까 생각되는 이 연주는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다. 이 곡의 솔로 연주는 중간 간주 못지않게 후반부 솔로연주 또한 울부짖는 듯한 느낌이 들으며 곡의 분위기를 한층 높여준다.
6.Derek & The Dominos - Layla(Duane Allman)
Eric Clapton의 기타 인트로와 리프는 정말 록 음악계의 귀감이 될 만한 연주다. 하지만, 이 곡의 가장 큰 매력인 후반부 솔로잉은 Allman Brothers Band의 Duane Allman의 연주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인 슬라이드 기타 연주는 3대 기타리스트라 칭송받는 Eric Clapton마저 감탄케 한다. 피아노 연주와 함께 진행되는 이 연주는 얼핏 범작이 될 수 있었던 곡을 대작으로 완성 시키는데 일조한다.
7.Ozzy Osbourne - Crazy Train(Randy Rohads)
젊은 나이에 사고로 세상을 떠난 기타리스트 중 가장 아까운 기타리스트를 꼽으라면 단연 Randy Rohads를 꼽는다. 그 괴팍한 Ozzy가 가장 아꼈던 기타리스트. 장애를 뛰어넘어 최고의 기타리스트로 기억되는 그의 연주의 특징을 꼽으라면 헤머링과 풀링일 듯하다. 그중에서 Crazy Train의 솔로잉을 듣고 있자면 전성기의 에디 Van Halen과 동급, 혹은 그 이상으로 여겨진다. 그의 사후에 Ozzy가 추모 형식으로 발매한 Tribute 앨범에 수록된 연주는 엄지손가락을 가만히 두지 못하게 한다.
8. Dire Straits - Sultans of Swing(mark Knopfler)
소위 Dire Straits를 말할 때 Alchemy의 영광이라는 단어를 쓰곤 한다. 이 말은 이들의 공연 실황인 Alchemy Live 앨범에서 따온 말인데 이 앨범의 단연 백미가 바로 Sultans Of Swing이다. 초반부터 맛 갈 나게 들려오는 이 연주가 피크를 사용하지 않고 100% 손으로 연주했다는 것에 많은 기타 키드들이 혀를 내둘렀었다. 이 밴드의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Mark Knopfler를 보면 왠지 느긋하고 어눌하게 연주하는 듯하면서도 어떤 기타리스트들보다 깔끔한 음색을 들려준다.
9.The Jimi Hendrix Experience - Little Wing(Jimi Hendrix)
이 곡은 전체가 기타 솔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른 Jimi의 곡들처럼 무시무시한 연주를 들려주진 않지만 이 맛을 제대로 내는 기타리스트가 현존하는 아티스트 중 과연 몇이나 될까에 대해 의문이 든다. 가장 비슷하고 놀라운 연주를 보여줬던 것이 Stevie Ray Vaughan이었지만 그 역시 이제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니니 말이다. 3분이 채 되지 않는 짧은 곡이지만 Jimi의 매력을 유감없이 만끽할 수 있는 솔로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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